선진국에나 있을 법한 출산 지원이…"한국 기업에도 있습니다"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90일 난임휴가 등
한국 기업들의 출산·양육 지원 제도 간담회 열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 2일 재택근무',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최대 90일 난임휴가'. 해외의 복지 선진국에서나 있을 법한 출산·양육 지원 제도로 보이지만 모두 국내 기업들이 실제로 운영 중인 제도들이다.

정부가 출산·양육에 친화적인 기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정부 정책만으론 저출산 문제 극복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에서다.보건복지부는 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12개 출산·양육 친화 우수기업 인사담당자,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경영자총협회, 노사발전재단, 전문가 등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 차리에서 이기일 복지부 제1차관은 가족 친화적 근로 문화 조성을 위한 기업들의 우수한 제도 운영 사례를 소개하고 기업들로부터 정책 제언을 청취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총 12개의 기업이 참여했다. 지난 6월 고용노동부에서 발간한 출산‧육아 지원제도 우수기업 사례집에 소개된 한국피앤지판매, 롯데그룹,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동아쏘시오홀딩스, 남경엔지니어링 등 5개 기업을 비롯해 여성가족부에서 추천한 유한킴벌리, 부뜰정보시스템, 선일금고제작, 풍림무약, 교보생명 등 5곳, 경총에서 추천한 HD현대그룹과 한화손해보험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피앤지판매는 시차출퇴근제, 주2일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와 5일의 유연휴가제를 운영 중이다. 육아휴직 후 복귀 시 원하는 업무에 배치해 직원의 경력 개발 연속성도 높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대기업 최초로 자동육아휴직제와 남성육아휴직 의무화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남녀를 불문하고 육아휴직을 의무화해 암묵적인 차별이나 편견을 없앤 것이 특징이다.

한화손해보험은 출산 이후 중대 질환에 대한 보장을 2배로 늘리고, 출산, 육아휴직 시 보험료를 납입 유예할 수 있는 특약 상품을 출시하는 등 출산·육아 친화적 금융 상품을 출시했다. 사내에선 법상 규정된 연간 3일보다 훨씬 긴 최대 90일(유급 30일)의 난임휴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선일금고제작은 중소기업 가운데는 드물게 산전휴가, 남성출산휴가, 육아휴직을 장려하고 자녀 학자금을 지원하는 등 가족 친화적인 근무 환경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회식이나 야근 강요를 금지하는 등 육아 친화적인 문화를 만드는 데 나선 점이 높게 평가 받았다.이 1차관은 “우리가 당면한 저출산·고령화와 인구구조 변화는 경제활동인구 감소와 소비인구 감소, 내수시장 축소, 생산성 하락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기업도 이제 출산·육아 지원을 비용 차원이 아니라 미래의 경쟁력을 위한 투자 관점에서 바라보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