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강제동원' 공무원·공기업 불만 폭발
입력
수정
지면A8
행안부 "처음 듣는다" 모르쇠‘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들이 태풍의 영향으로 대피하면서 공직사회에도 불똥이 튀었다.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잼버리와 무관한 공공기관 직원까지 ‘자원봉사’ 형식으로 동원하면서 공무원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9일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11일 예정된 폐영식과 K팝 콘서트를 위해 추가로 각 부처와 공공기관에서 자원봉사자 1000여 명을 모집하고 있다고 전했다.형식은 자원봉사자 모집이지만 실제론 ‘동원’에 가깝다는 게 직원들의 불만이다. 인천시는 부서마다 토익 등 영어 관련 시험 점수가 있는 사람을 우선 차출해 스카우트 대원들이 머무는 숙소 현장에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 소속 공무원은 “잼버리 행사 지원에 긴급 투입되다 보니 다른 근무자에게 업무 인수인계조차 하지 못하고 일단 몸만 나왔다”고 토로했다.
한국전력공사는 폐영식과 K팝 콘서트 지원을 위해 40명의 자원봉사자 정원을 할당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기획재정부는 K팝 콘서트 지원을 위해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40여 개 공공기관에 인솔 인력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 비상대책반 간사를 맡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브리핑에서 “자원봉사자 1000여 명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만 알고 있다”며 “공무원들이 이번 행사에 동원된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고 모른 척했다. 수당 지급 계획도 밝히지 않았다.갑작스레 잼버리 참가자들을 수용한 각 대학과 지방자치단체도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다. 서울시립대는 새만금 참가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재학생과 교직원의 교내 학생 식당 및 본관 식당 이용을 11일까지 제한하기로 했다.
이광식/최해련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