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눈 북상에도 수영하고 낚시…'대피 명령' 해수욕장서 벌어진 일

부산 송정해수욕장에서 한 30대 남성이 10일 오전 1시 5분께 바다로 뛰어들었다가 구조됐다. 전날부터 부산지역 모든 해수욕장은 입수가 금지된 상태다. 구조 당시 그는 만취 상태였다. /사진=부산 해운대구 제공

제6호 태풍 카눈 북상으로 해안가에 대피 명령이 발령되는 등 조치가 내려졌으나, 해수욕장에서 서핑하거나 방파제에서 낚시하는 등 위험천만한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10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제주특별자치도는 카눈 대비 차원에서 전날 오전 9시를 기해 도내 모든 해안가에 대피 명령을 발령했다. 이에 따라 갯바위나 방파제, 어항시설, 연안 절벽에 대한 접근이 금지됐다. 위반 시에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최고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전날 오후 12시 35분쯤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는 관광객 4명이 방파제 부근에 있는 것을 순찰하던 경찰관이 발견해 해안에서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도록 조치하는 일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후 방파제 주변에 폴리스 라인을 설치했다.

오후 12시 37분쯤에는 서귀포시 안덕면 대평포구에서 낚시꾼이 대피 명령에도 해안가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경찰관들은 현장에 출동해 신병을 확보, 해경에 인계했다.

오후 1시 20분쯤 서귀포시 법환포구를 순찰하던 경찰관들은 주민 4명이 수영하는 것을 발견하고 순찰차 앰프 방송으로 즉시 육상으로 나오게 했다.

10일 새벽에는 만취한 30대가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간신히 구조되는 일도 있었다. 부산 해운대구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5분께 송정해수욕장에서 30대 남성 A씨가 바다로 뛰어들었다. 전날부터 부산지역의 모든 해수욕장은 입수가 금지된 상태다.

당시 해운대구 관광시설관리사업소 송정바다봉사실에 설치된 지능형 폐쇄회로(CC)TV에 A씨의 입수 모습을 포착했다. A씨가 해안가에 설치된 출입 금지 경계선을 통과하자 송정바다봉사실에 경고창이 떴다. 이를 확인한 야간 근무 요원은 현장에 즉시 출동해 바닷속에서 의식을 잃은 A씨를 구조했다.

A씨는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다행히 의식을 되찾아 가족에게 인계됐다. 구조 당시 A씨는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 포항 해상에서는 기상 특보 발효 중 수상오토바이를 운항한 이들이 단속되는 일도 있었다.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8일 오후 4시 47분쯤 포항시 북구 두호항 앞 약 300m 인근 해상에서 기상특보 발효 중에도 수상오토바이가 운항 중이라는 신고가 들어왔다. 포항해경은 즉시 현장으로 출동해 수상오토바이 운항자 20대 남성 2명을 기상특보 발효 중 수상레저활동 제한 조치를 위반한 혐의로 입건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