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찰 때까지 기다려라"…차량 침수 시 꼭 알아야 할 대처법
입력
수정
'선루프남'의 교훈…태풍으로 침수 땐 차보다 '목숨 먼저'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 내륙 중앙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강풍과 폭우로 인한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태풍은 강한 비바람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날씨에는 운전을 자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나, 부득이하게 운전대를 잡아야 할 경우라면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과 그에 맞는 대처 방안을 미리 알아둬야 한다.
제6호 태풍 '카눈' 한반도 내륙 관통 전망
전문가 "가급적 운전 자제해야" 당부
부득이하게 운전 시 주의 사항 숙지해야
화제였던 '선루프남'...침수시 대처 방법은?
지난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집중 호우로 침수된 차량의 선루프를 통해 지붕 위로 올라간 남성의 사진이 큰 화제였다. 사진 속 차량은 지하차도를 건너고 있지만 쏟아지는 폭우에 차가 이미 반쯤 잠긴 상태였다.10일 행정안전부의 '집중호우로 인한 차량 침수 시 행동 요령 사항'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점은 침수된 도로·지하차도·급류 하천은 절대 진입하지 말고 우회해야 한다. 만약 이미 차가 침수되고 있다면 타이어 높이의 3분의 2 이상이 잠기기 전에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불가능하면 미리 창문이나 선루프를 열어둬야 한다.지하차도에서 침수가 됐다면 탈출한 후 물보다 높은 곳이나 몸을 지지할 곳을 찾고 119 연락 후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 침수되고 있는 지하 주차장은 급격히 물이 불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접근해서는 안 된다. 급류에 차량이 고립됐다면, 급류가 밀려오는 반대쪽 차량 문을 열고 탈출해야 한다.만약 침수돼 차 문이 안 열린다면, 비상탈출 망치·목 받침대 지지봉·안전벨트 체결장치 등 단단한 물체로 창문 모서리를 깨고 탈출해야 한다. 차량 문을 깰 수 없는 상황이라면 당황하지 말고 차량 내부에 물이 찰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내·외부 수위 차이가 30㎝ 이하가 되면 문이 쉽게 열리기 때문이다.폭우로 침수된 도로를 지나가야 한다면 저단 기어를 이용해 시속 20~30㎞로 정지하지 않고 지나가야 한다. 부득이하게 차를 두고 대피할 경우라면, 감전 사고의 위험도 있기 때문에 주변의 지형지물을 잘 살펴 가면서 걸어야 한다.
"대형차 바람막이 주행 금지, 태풍 영향권 통과시엔 1차선 피해야"
태풍의 특징은 집중호우뿐만 아니라 강풍까지 동반한다는 점이다. 강풍은 운전 시 치명적인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자동차시민연합에 따르면 강풍을 동반한 태풍 속 운전 시에 대형 화물차, 버스, 덤프트럭을 따라 주행하거나 우측으로 주행하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대형차를 바람막이처럼 앞에 두고 가서는 안 되고 승용차는 대형 화물차와 근접하지 말고 주행차로와 지정차로를 이용해야 한다. 대형 화물차나 덤프트럭은 과적이나 낙하물 때문에 태풍이나 폭우가 내릴 경우 급제동하면 그 위험도가 더 증가한다. 인접 주행으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차를 덮치는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특히 강풍 주의 표지판과 전광판을 통한 풍속 및 감속 안내에 따라 안전 운전을 해야 한다. 교량과 터널 부근은 횡풍으로 인해 차가 순간적으로 흔들리는 현상이 순간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한 손보다는 양손으로 운전하면서 속도를 줄여 통과한다
튿히 태풍에는 주행속도에 따라 횡풍과 풍력으로 접지력이 약해지면서 차선이탈이나 중앙선 침범 등 추돌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이 증가한다. 횡풍이 심한 교량 위, 해일, 낙석 등 위험성이 많은 터널 부근, 산 절개지와 강 주변, 해안 도로는 통제구간을 확인하고 우회한다.태풍 영향권 지역을 통과할 때는 시야가 제한되고 빗물로 노면과의 마찰이 40% 정도 떨어지고 미끄럼 현상으로 추월 차선인 1차로 주행은 피한다. 앞차와의 거리를 평소의 2배 이상 유지하고, 급제동이나 급핸들조작을 피한다.태풍 기간에는 폭우는 물론 강풍까지 동반하기 때문에 낙하물과 침수를 대비하기 위해 붕괴 우려가 있는 담장이나, 상가 간판 밀집 지역, 큰 나무 주변이나 불법 주차는 피하고 안전장소 주차장을 이용한다.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최단 경로보다는 안전 경로를 택하는 판단도 필요하다.
전기차는 방수기능의 수분 감지 센서가 있어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하여 감전을 예방하지만, 엔진룸 주황색 배선은 고압선으로 위험하다. 날씨가 좋아지면 엔진룸을 열어 습기 제거를 위해 자연 건조 시킨다. 장마철 집중 폭우로 도로 곳곳에 포트홀이나 과속방지턱에서 심한 충격이 반복되면 전기차는 하체의 고가 배터리와 케이스가 손상된다.
자동차시민연합 관계자는 "태풍 카눈은 우리나라를 관통해 수도권으로 북상하는 태풍으로 초속 35m 정도지만 초속 45m가 넘으면 차량 전도, 전복 사고의 위험이 있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의 경우 15m 이상 바람만 불어도 제대로 걷기가 어렵다"며 "태풍에는 풍압으로 제동거리가 불안정하고 사고 예측이 어려운 연계 위험성이 높아 안전 주행과 태풍 시간대는 가급적 운전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