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울고 중국에 웃은 증시…코스피 2600선 '턱걸이' 마감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미국에 울고 중국에 웃은 증시였다. 미국의 대중 제재 소식에 반도체주가 동반 약세를 보였지만, 중국이 단체 관광을 허용한다고 밝히면서 그간 부진했던 관련주들이 일제히 오름세를 띠었다. 이 와중에 외국인과 기관의 '팔자세'가 이어졌지만, 코스피지수는 내리고 코스닥지수는 오르면서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3.9포인트(0.15%) 하락한 2601.22에 거래를 마쳤다. 장초반 지수는 2500선으로 떨어졌다가 2600선 위에서 턱걸이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339억원, 934억원 팔아치웠고, 개인 혼자 2646억원 사들였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단은 대체로 하락했다. 특히 삼성전자(-1.31%)가 1% 넘게 내렸다. 이밖에 삼성SDI(-1.89%), 현대차(-0.53%), 네이버(-1.1%) 등은 약세였다. SK하이닉스는 보합세를 나타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0.18%), 삼성바이오로직스(0.5%), LG화학(0.63%)은 1% 미만의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소폭 올랐다.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4% 올라 911.18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에도 개인 순매수가 지수를 떠받치면서 강보합 마감했다. 개인 홀로 1924억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76억원, 12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은 대체로 빨간불을 켰다. 에코프로(3.46%)는 3% 이상 상승했고, 셀트리온헬스케어(1.43%), 엘앤에프(1.56%), HLB(0.97%), 펄어비스(0.53%), 셀트리온제약(1.34%) 등은 1% 안팎의 강세를 보였다. 에코프로비엠(-1.75%), 포스코DX(-1.41%), JYP엔터(-0.7%) 등은 약세였다.
사진=로이터
이날 중국의 단체 관광 재개 소식에 화장품주를 비롯해 카지노·면세·여행 등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뷰티스킨, 제이준코스메틱, 토니모리, 잇츠한불, 한국화장품 등의 화장품주는 상한가로 마감했다. 유가증권·코스피 시장 통틀어 이날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 15개 가운데 화장품주만 10개였다. 여행주로 분류되는 롯데관광개발도 장 마감 직전 상한가를 기록했다. 세금 환급 업체인 글로벌텍스프리는 장중 고가 479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반면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는 줄줄이 하락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미국 투자 제재 소식이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다만 우리 정부는 이번 조치가 국내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칩스앤미디어(-6.21%), 가온칩스(-4.67%), 주성엔지니어링(-4.62%) 등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도 동반 약세를 그렸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코츠테크놀로지와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는 공모가 대비 각각 56.92%, 33.31% 상승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국내 증시에 대해 "코스피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경계감과 엔비디아 등 반도체주 하락 여파와 옵션만기일 맞이 외국인의 매물 출회에 상승이 제한됐다"면서도 "이차전지주 상승과 중국 소비주 강세에 지수는 낙폭을 축소했고, 코스닥은 상승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3원 오른 1316원에 마감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7월 물가지표 발표를 하루 앞두고 하락했다. 물가 반등에 대한 경계감이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미국 투자 제재 소식도 증시에 부담을 줬다. 9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0.54%, S&P500지수는 0.7%, 나스닥지수는 1.17% 각각 떨어졌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