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원 들고 창업한 회사, 전국 60만 사장님들 홀렸다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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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라운지2010년 창업해 2013년 법인이 된 아임웹은 2021년이 돼서야 첫 외부 투자를 받았다.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알토스벤처스가 100억원의 뭉칫돈을 투자했다. 아임웹은 노코드(no-code) 기반으로 소규모 커머스사업자를 위한 웹사이트를 제작해주고 성과 지표를 관리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내놨다. 노코드는 코딩 과정 없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앱을 개발할 수 있어 최근 주목받는 개념이다.
이수모 아임웹 대표
코딩 필요없는 웹 제작 지원
고객사 누적거래액 3조원 돌파
알토스벤처스, 100억 '러브콜'
"N 스마트스토어와 어깨 견줄 것"
업력 10년을 넘긴 이 ‘형님’ 스타트업은 일찌감치 노코드가 소상공인을 위한 해법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코딩 없이, 개발 인력 없이 꽤 높은 품질의 결과물을 만들 수 있어 소규모 ‘셀러’가 늘어난 최근 몇 년간 입소문을 타고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알토스벤처스가 거금을 투자한 것도 소상공인을 위한다는 이 회사의 가치에 공감해서다.이수모 아임웹 대표(사진)는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상위 20%를 위한 서비스보다는 나머지 80%를 위한 서비스를 만드는 게 우리 사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아임웹이 커머스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연매출 50억원 미만 소규모 사업자를 타깃으로 삼는 이유다. 이를 위해 무조건 ‘편한’ 서비스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소상공인은 인력이 부족하다. 손에 쥔 돈도 적다. 그래서 클릭 몇 번으로 웹사이트 구축을 가능하게 했다. 마우스로 원하는 요소를 끌어다 놓는 ‘드래그 앤드 드롭’ 방식을 적용했다. HTML과 CSS 같은 복잡한 개발 용어는 아예 몰라도 되게끔 했다.
이 대표가 또 신경 쓰는 부분은 디자인이다. 우선 템플릿을 다양하게 만들었다. 틀에 박힌 형태의 웹사이트가 아니라 30개 이상의 감각적인 디자인을 담은 기본 템플릿을 제공한다. 작은 요소의 크기나 모양을 이리저리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 템플릿이지만 ‘템플릿스럽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애플을 찾는 소비자가 직관과 감성을 겸비한 사용자경험(UX)·사용자환경(UI)에 반한 것과 마찬가지다.이 대표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중소기업에서 웹디자이너로 일했다.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다 2010년 자본금 400만원으로 창업했다.
그동안 쌓은 성과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무료 버전을 이용하거나 월 1만6000~4만원을 내는 네 종류의 요금제가 있는데, 유료 버전을 이용하는 고객사가 5만 개를 넘어섰다. 지금까지 아임웹을 통해 개설된 웹사이트는 60만 개를 돌파했다. 이 대표는 “고객사의 누적 거래액을 모두 합치면 약 3조원”이라며 “지난해 9000억원, 올해는 1조원의 거래액이 예상될 정도로 증가세가 가파르다”고 했다.
아임웹이 구상하는 미래는 ‘판매자 중심 생태계’를 만드는 데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가 소비자 입장에서는 직관적이고 편리하게 구성돼 있지만, 정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판매자(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여전히 불편한 점이 많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5년 안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같은 선상에서 비교될 수 있을 만큼 인지도를 높이는 게 목표”라고 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