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뛰다 다음 날 40% 급락…美 '파산주'에 몰리는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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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4
파산신청한 운송업체 옐로최근 미국 증시에선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에 개인투자자가 몰려들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위험을 감수하고 ‘폭탄 돌리기 베팅’에 나선 것이다.
한달 새 주가 87% 올라
트럭 운송업체 옐로는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44% 급락한 1.7달러에 장을 마쳤다. 전날엔 24% 급등했고, 지난 7일엔 30% 폭락하는 등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법정 파산보호 신청을 했는데도 한 달 전에 비해 86.8% 급등한 상태다.
JP모간에 따르면 옐로는 1일 전기차 기업 테슬라에 이어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거래한 종목 2위를 차지했다. 과거 10년간 하루평균 순매수 규모가 100만달러(약 13억원)를 넘지 못한 이 종목은 이날 하루에만 500만달러(약 66억원)어치 거래됐다.
밀폐용기 기업 타파웨어도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이 종목은 지난 한 달간 497.2% 폭등했다. 현금 흐름이 막혀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이례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전문가들은 이들 주식이 ‘밈 주식’이 됐다고 평가한다. 밈 주식은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과 관계없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입소문을 타고 거래량이 폭증해 가격이 급등락하는 주식을 뜻한다. 댄 라주 브로커리지트레이더 최고경영자(CEO)는 “부채비율이 높고 수익성 없는 회사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며 “시장의 논리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1년부터 밈 주식 거래가 성행한 이후 개인투자자의 위험내성이 높아졌다”며 “올 들어선 특히 밈 주식 가격 변동이 더 급격해진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온라인 트레이딩업체 IG의 조 키나한 북미 CEO는 “공매도 비율이 높아 개미 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과 ‘힘겨루기’를 하려는 것도 거래량이 많은 이유”라고 했다. 경영이 악화한 기업에 개미 투자자가 몰리면 헤지펀드들이 의외의 주가 상승세에 주식을 되사들이는 ‘쇼트 커버링’이 발생하고, 이 때문에 주가가 더 오르는 ‘쇼트 스퀴즈’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밈 투자가 종국엔 손해를 볼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난 4월 파산보호를 신청한 베드배스앤드비욘드 사례가 대표적이다. 2월 초 파산 신청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하루에 67% 폭등했다. 장중 120%가량 올라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6달러까지 급등한 주가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많은 개인투자자가 손해를 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