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2분기 영업익 41%↓…CFD 등 충당금에 울었다

금리상승도 악재…'테마주 열풍'에 위탁매매 수익으로 실적방어
IB·고액자산가 유치 등 '주특기'로 차별화 꾀한 곳도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2분기 차액결제거래(CFD) 충당금·금리 상승 등에 발목이 잡혀 1분기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다만 테마주 투자 열풍으로 거래대금이 늘어난 덕에 그나마 수익을 방어했고, 일부 증권사는 기업금융(IB) 등 주특기를 살려 실적 차별화를 꾀해 눈길을 끌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대 증권사 중 전날까지 2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8개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하나·KB·신한투자·키움증권)의 영업이익 총합은 약 1조2천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1조1천179억원)보다는 8.1% 증가했으나 직전 분기인 올해 1분기(2조390억원)와 비교해서는 40.7% 급감한 수준이다. 각사별로 살펴보면 8개사 중 신한투자증권을 제외한 7개사가 모두 1분기보다 영업이익이 줄었다.

하나증권의 경우 올해 2분기 약 329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해 직전 분기, 작년 동기 대비 모두 적자로 전환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사태에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잡음이 일었던 키움증권의 영업이익은 약 1천809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2.1%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 대비 53.5% 감소했다. 자본총계 기준 1위 미래에셋증권은 1천567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44.4% 감소했고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반토막 수준(-51.24%)이 됐다.

한국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약 1천596억으로 작년 동기보다 22.2% 늘었고 1분기 대비로는 44.4% 줄었다.

삼성증권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9.7% 늘었지만 직전 분기보다는 41.3% 줄어든 2천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신한투자증권은 1천29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작년 동기(30.8%)와 직전 분기(1.7%) 대비 모두 증가세를 나타냈다.

증권업계의 2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만 못 했던 데는 충당금 이슈 탓이 컸다.

연합뉴스의 취재에 따르면 10대 증권사들이 올해 2분기 CFD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실 위험에 대비해 쌓은 충당금 규모는 5천억원에 육박했다.

하나증권은 CFD(518억원) 미수금과 펀드 보상(530억원) 대비를 위해 1천억원 넘는 충당금을 적립했고, 한국투자증권도 충당금 1천억원가량을 쌓았다.

키움증권도 2분기 말 기준 900억원대 미수금 대손충당금을 쌓았는데 대부분이 부동산 PF보다는 CFD 관련 손실 위험 대비용이었다.

여기에 미국을 필두로 한 통화 긴축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채권 금리가 상승(가격은 하락)하면서 증권사들의 운용 부문 실적도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그나마 이차전지 등 테마주 열풍에 거래대금이 늘어난 것이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수익 증가로 이어지며 실적 방어에 핵심 역할을 했다.

2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2천억원 수준으로 1분기보다 20% 이상 늘었다.

녹록지 않은 영업환경이었지만 일부 증권사는 주특기를 발휘해 특정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가령 NH투자증권은 2분기 3조원어치 이상의 국내 회사채 발행을 대표 주관했고,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등을 성공시켜 눈길을 끌었다.

2분기 영업이익은 2천205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3% 증가했고 직전 분기보다 12.3% 줄어 감소 폭이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작았다.

키움증권의 경우 2분기 CFD 악재를 직격탄으로 맞은 데 비해 비교적 선방했다는 업계 평가가 나온다.

개인투자자 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이 높은 만큼 거래대금 증가가 실적 방어에 큰 역할을 했다. NH투자증권과 함께 2천억원대 영업이익을 낸 삼성증권은 1억원 이상의 고액 자산가 고객 수가 2분기 1만4천명이 증가해 자산관리(WM) 부문에서 양호한 실적을 냈다고 자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