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공개' 롤스로이스男 "구호조치했다"…사과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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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모씨, 마약 혐의도 부인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인도를 걷던 20대 여성을 치어 뇌사 상태에 빠뜨린 피의자 신모(28)씨가 사고 당시 피해자에게 구호 조치를 했다고 주장했다. 마약 투약 혐의 등 본인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선 전부 부인했다.
롤스로이스도 "내 차 아냐"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 사무소'(이하 카라큘라)는 10일 신씨를 만나 대화를 나눈 영상을 올렸다. 대화에서 피해자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한마디도 없었다. 카라큘라는 이름도 실명으로 공개했고, 신씨의 얼굴을 모자이크하지도 않았다. 신씨는 검정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신씨는 사고 당시 비틀거리며 현장을 이탈한 이유에 대해 "사고가 나서 저도 (잠시) 기절을 했던 것 같고 일어나서 (차에서) 내려 보니 피해자가 차 앞쪽 아래 있었다"며 "그래서 구호 조치를 바로 했다. 기억이 잘 안 나는데 형사분이 (구호 조치를 했다고) 말씀하시더라"고 했다.신씨는 "2017년 필로폰 투약 전과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최근에는 마약을 투약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마약 간이시약검사에서 마약류인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오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정밀 검사 결과 마약류 7종의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검출된 데 대해서는 병원에서 합법적으로 처방받은 것이라고 했다.
신씨는 "마약류 7종이 아니라 평소 먹는 수면제 등을 포함해 향정신성의약품 7종이 나온 것"이라며 "(검출됐다는 약물) 7종에 대해서는 처방전을 전부 제출할 예정이고 이미 (서류) 제출을 여러 가지 했다. 경찰에서는 마약류에 관한 건 아직 조사 중이라고 했다"고 했다.사건 당시 구속이 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선 "사고 직후 강남경찰서로 이동해서 음주 측정을 했는데, 술을 먹지 않아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혹시 마약을 했냐고 물어 마약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변검사를 했는데, 이때 케타민 양성이 나왔다"고 했다.
신씨는 "제가 지루성 피부염 진단을 받았는데 (치료를 위해) 수면 마취를 받을 때 거기에 케타민이 들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피부과 원장님이 얘기해주셨다"며 "원장님이 형사에게 전화해 '본인이 안 오면 소견서를 뗄 수 없다'고 말씀하셔서 저를 내보내 줬다. 이후 처방전을 받아 제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롤스로이스가 제 차량이 아니어서 차량 주인과 보험 적용을 할 수 있는 보험 증명원이랑 케타민에 대한 양성이 나온 것에 대한 소명하는 서류 이렇게 세 가지 이유로 (구속이 되지 않았던 것)"이라며 "롤스로이스는 친한 형의 차다. 친한 형이 '할부로 끊어줄 테니 타고 다녀라'라고 했던 차"라고 했다. 사용료를 지불했다면 본인 차량인 셈이라는 지적에는 대답하지 않았다.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지난 2일 오후 8시 10분께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를 운전하던 중 인근 인도로 돌진해 길을 걷던 20대 여성 A씨를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A씨는 양쪽 다리가 골절되고 머리와 배를 다치는 등의 중상을 입었으며 결국 지난 5일 새벽부터 뇌사 상태에 빠졌다. 피해자 가족 측은 연명 치료를 유지할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9일 신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는 11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다. 경찰 관계자는 "영장이 발부되면 구속 후 약물 등에 대해 계속 수사한 후 송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