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많았던 잼버리 마침표…"새만금은 카오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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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오후부터 스카우트 단복을 입은 각국 청소년들로 북적였다. 이날 140여국 4만여명의 대원이 폐영식과 ‘K팝 슈퍼 라이브’에 참여하기 위해 이곳에 모여들었다. 대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8일 새만금 야영지를 떠난 지 사흘만이다.
공연을 앞둔 현장 분위기는 대체로 밝은 모습이었다. 독일에서 온 대원 필립 군(14)은 “새만금에서의 시간은 여러모로 ‘카오스’ 같았지만, 장소를 옮긴 뒤부터 템플스테이도 경험하고 속초 해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했다”고 했다. 네덜란드에서 온 IST(국제 운영요원) 벤 씨(31)는 "한국 정부가 최대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이 느껴져 고마웠다”며 “이번 잼버리 행사에서 받은 스카프와 배지는 평생 추억으로 간직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 참가자인 서지혁 군(13)은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K팝 공연에 뉴진스가 온다니 마음이 싹 풀린다"며 K팝 콘서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서 폐영식을 진행한다. 폐영식에선 7분 길이의 새만금 잼버리 하이라이트 영상이 상영될 예정이다. 조직위는 영상에 4만여 명의 대원들이 새만금 야영지에 도착해 텐트를 설치하는 순간부터 태풍의 북상으로 전국 8개 시도에 흩어져 잼버리 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폐영식에 이어 오후 7시부터 시작되는 ‘K팝 슈퍼 라이브’ 행사를 끝으로 새만금 잼버리의 공식 일정은 종료된다.
새만금 잼버리는 1920년 제1회 대회 이후 잼버리 역사상 가장 많은 인원(4만3000여명)이 참가한 행사다. 한국은 1991년 강원 고성서 열린 세계 잼버리에 이어 32년 만에 행사를 개최했다. 경험도 있었던데다 2017년 행사 유치에 성공해 준비 기간이 충분했는데도 새만금 잼버리는 초반부터 파행을 겪었다.첫날인 1일부터 화장실·샤워실 등 위생시설의 부족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2일 열린 개영식 당일엔 온열 환자가 108명 쏟아졌다.
문제가 계속되자 4일 정부는 예비비 69억원을 투입하는 등 긴급 대책을 내놨지만, 이튿날 영국을 시작으로 미국과 싱가포르가 잇따라 새만금 야영지를 퇴영했다.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8일부터는 남아있던 대원들마저 새만금 야영지를 빠져나가 행사가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참가자들은 나머지 기간을 각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준비한 체험·관광 활동으로 대체해야 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예산을 적절히 사용했는지 여부다. 이번 행사에 투입된 총사업비는 약 1171억원. 행사 시작 이후 추가로 들어간 예산은 제외한 금액이다. 100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붓고도 정작 화장실과 샤워실, 치료시설 같은 기초 시설부터 형편없었다는 평가다. 2015년 일본 야마구치현에서 열린 세계 잼버리도 새만금과 마찬가지로 간척지에서 열렸지만, 행사의 총사업비(395억원)는 이번 잼버리의 삼 분의 일 수준이었다.
조직위의 운영 미숙은 행사 내내 도마 위에 올랐다. 조직위는 영국 BBC의 보도가 알려지기 전까지 영국 대원들의 새만금 퇴영 결정을 파악조차 못 했다. 조직위는 이번 행사의 참가국 숫자 같은 기초적인 통계에 대해서도 수시로 말을 바꿨다. 조직위는 11일 브리핑서 “등록자 수 기준 154개국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2일 154개국에서 같은 달 25일엔 158개국으로 늘었다 이날 다시 말을 바꾼 것이다.애당초 전북 부안 새만금을 행사 부지로 선정한 점과 전북도청이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잼버리를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지적도 살펴볼 부분이다. 도청과 부안군청 공무원들의 외유성 출장 논란도 문제 되고 있다.
잼버리 조직위원장을 맡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거취를 두고선 여야 모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여당 일각에선 김현숙 장관을 해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또 다른 책임 주체인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징계할 수 없어 형평성이 안맞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은 자칫 여가부 폐지 논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하고 있다.
이광식/안시욱 bumeran@hankyung.com
공연을 앞둔 현장 분위기는 대체로 밝은 모습이었다. 독일에서 온 대원 필립 군(14)은 “새만금에서의 시간은 여러모로 ‘카오스’ 같았지만, 장소를 옮긴 뒤부터 템플스테이도 경험하고 속초 해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했다”고 했다. 네덜란드에서 온 IST(국제 운영요원) 벤 씨(31)는 "한국 정부가 최대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이 느껴져 고마웠다”며 “이번 잼버리 행사에서 받은 스카프와 배지는 평생 추억으로 간직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 참가자인 서지혁 군(13)은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K팝 공연에 뉴진스가 온다니 마음이 싹 풀린다"며 K팝 콘서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태풍으로 사실상 조기종료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11일 폐영식과 K팝 콘서트를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다. 행사 초반 파행 위기를 넘기고 안정을 찾아갔지만, 태풍의 영향으로 대원들이 새만금을 떠나면서 결국 반쪽짜리 행사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서 폐영식을 진행한다. 폐영식에선 7분 길이의 새만금 잼버리 하이라이트 영상이 상영될 예정이다. 조직위는 영상에 4만여 명의 대원들이 새만금 야영지에 도착해 텐트를 설치하는 순간부터 태풍의 북상으로 전국 8개 시도에 흩어져 잼버리 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폐영식에 이어 오후 7시부터 시작되는 ‘K팝 슈퍼 라이브’ 행사를 끝으로 새만금 잼버리의 공식 일정은 종료된다.
새만금 잼버리는 1920년 제1회 대회 이후 잼버리 역사상 가장 많은 인원(4만3000여명)이 참가한 행사다. 한국은 1991년 강원 고성서 열린 세계 잼버리에 이어 32년 만에 행사를 개최했다. 경험도 있었던데다 2017년 행사 유치에 성공해 준비 기간이 충분했는데도 새만금 잼버리는 초반부터 파행을 겪었다.첫날인 1일부터 화장실·샤워실 등 위생시설의 부족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2일 열린 개영식 당일엔 온열 환자가 108명 쏟아졌다.
문제가 계속되자 4일 정부는 예비비 69억원을 투입하는 등 긴급 대책을 내놨지만, 이튿날 영국을 시작으로 미국과 싱가포르가 잇따라 새만금 야영지를 퇴영했다.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8일부터는 남아있던 대원들마저 새만금 야영지를 빠져나가 행사가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참가자들은 나머지 기간을 각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준비한 체험·관광 활동으로 대체해야 했다.
"나라 망신" 비판에 책임 공방 거셀 듯
지난 2주간 새만금 잼버리 진행 과정을 보며 “그동안 월드컵이나 올림픽은 어떻게 개최했느냐”고 탄식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6년간의 준비 기간에 무엇을 했느냐는 비판이 쏟아지면서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가장 큰 관심사는 예산을 적절히 사용했는지 여부다. 이번 행사에 투입된 총사업비는 약 1171억원. 행사 시작 이후 추가로 들어간 예산은 제외한 금액이다. 100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붓고도 정작 화장실과 샤워실, 치료시설 같은 기초 시설부터 형편없었다는 평가다. 2015년 일본 야마구치현에서 열린 세계 잼버리도 새만금과 마찬가지로 간척지에서 열렸지만, 행사의 총사업비(395억원)는 이번 잼버리의 삼 분의 일 수준이었다.
조직위의 운영 미숙은 행사 내내 도마 위에 올랐다. 조직위는 영국 BBC의 보도가 알려지기 전까지 영국 대원들의 새만금 퇴영 결정을 파악조차 못 했다. 조직위는 이번 행사의 참가국 숫자 같은 기초적인 통계에 대해서도 수시로 말을 바꿨다. 조직위는 11일 브리핑서 “등록자 수 기준 154개국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2일 154개국에서 같은 달 25일엔 158개국으로 늘었다 이날 다시 말을 바꾼 것이다.애당초 전북 부안 새만금을 행사 부지로 선정한 점과 전북도청이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잼버리를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지적도 살펴볼 부분이다. 도청과 부안군청 공무원들의 외유성 출장 논란도 문제 되고 있다.
잼버리 조직위원장을 맡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거취를 두고선 여야 모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여당 일각에선 김현숙 장관을 해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또 다른 책임 주체인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징계할 수 없어 형평성이 안맞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은 자칫 여가부 폐지 논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하고 있다.
이광식/안시욱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