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4배 '들쭉날쭉'…우리 회사 '진짜 매출'은 얼마일까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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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은 기업의 외형을 짐작하게 하는 기본 지표입니다. 하지만 매출에도 세부적인 구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도 많습니다. 강래경 브릿지파트너스 대표회계사가 순액과 총액 매출의 차이가 발생하는 기준, 그리고 스타트업이 알아야 할 올바른 매출 인식 방법을 한경 긱스(Geeks)를 통해 풀어봅니다. 정확한 기준에 따른 표기로 '매출 불리기'를 자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롭다는 지적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중개 서비스이다.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를 중개하는 새로운 시장 참여자가 생기며, 중개라는 별도의 서비스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산업 구조가 생성됐다. 중개라고 하면 부동산 중개를 쉽게 떠올린다. 간단한 예시로 부동산 중개인이 10억원의 건물 거래를 중개하고 중개 수수료를 500만원 받았다고 한다면, 부동산 중개인의 매출을 10억원일까 500만 원일까? 이 사례를 물어보면 대부분 500만원이 부동산 중개인의 매출이라고 답할 수 있다.비슷하지만 다른 예시로, A기업이 물건을 모아서 판매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었다. 물건을 팔 판매자와 구입할 구매자를 모아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했고, 1년간 총 10억원의 물건이 판매됐다. A기업은 물건을 공급한 판매자에게 9억원을 지급하고 1억 원의 이익을 얻었다. 이 거래에서 해당 기업의 매출은 얼마일까?
이때 기업은 단순히 판매자와 구매자가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판만 깔아줄 수도 있으나, 판매자에게 물건을 전부 구매한 후에 직접 구매자에게 판매할 수도 있다. 이 경우 A 업체의 매출은 달라질까? 두 번째 사례에 관해 물어보면 이 기업의 매출이 10억원인지 1억원인지에 대한 고민이 발생하게 된다. 바로 이 고민이 매출의 총액 인식, 순액 인식에 대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부가가치세법에서는 중개, 주선 등의 거래가 늘어남에 따라 판단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때 납세자가 과도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도 매입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두고 있다. 거래 당사자 간 계약에 따라 위탁매매나 대리인에 의한 거래가 아닌 거래인 것처럼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은 경우, 또는 그 반대의 경우는 △ 그 거래 사실이 확인되고 △ 부가가치세법에 따라 적법하게 신고했다면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이지만 매입세액을 공제받을 수 있다. 이 경우 거래의 실질이 위탁매매 또는 플랫폼 업체나 중개 업체 같은 대리인에 의한 매매에 해당해야 한다.
하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 되면 기업의 이해관계자는 늘어나게 된다. 외부감사를 받아야 하는 시점과 기업공개(IPO)나 IFRS를 적용해야 하는 시점이 되었을 때 기업의 외형이 대폭 축소되는 사태를 맞이하면 그 문제는 더 커질 수 있다. 실제로 IFRS가 적용되던 2019년에는 많은 기업의 매출이 감소했다. 국내 한 상사 업체는 2019년에 매출액이 1/4토막이 되었는데, 매출 감소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IFRS 15호 수익 인식 기준에 따라 총액으로 인식하는 무역사업 매출거래를 순액으로 인식함에 따라 발생한 영향이 컸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여행사는 패키지 등 여행상품 알선 수수료를 순액으로 인식한다. 대부분의 거래가 대리인으로 거래하는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상품 판매를 위해 항공권을 선점하여 항공사 등과 계약하고 계약된 좌석은 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여행사가 모든 비용을 부담한다. 항공권 계약에 대한 위험과 보상을 모두 여행사가 부담하기도 한다. 이 경우는 오히려 기존에 수수료만 순액으로 인식했던 매출을 총액으로 더 크게 인식하는 것이 적정할 수 있다. 기업의 실질은 동일하나 매출 인식 방법에 따라 기업의 외형이 1/4이 되기도 하고 오히려 증가하기도 하는 것이다. 숨겨진 이유를 알지 못하면 단순히 매출에 대한 지표만 보고 기업 경쟁력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알고 맞는 것과 모르고 맞는 것은 차이가 크다.
스타트업이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우리 기업 매출이 반토막 날 수 있는 매출 인식의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다만 단순히 매출 규모만을 주안점으로 고려하기보다는, 매출의 총액과 순액 판단을 위해 매출 거래 방식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방안으로 검토하는 것을 추천한다. 많은 기업에서 해당 문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매출 구조와 위험을 새롭게 파악하는 경우가 많다.
다음으로는 실질보다 크게 인식한 매출이 어느 시점에 문제가 될지 인지하고 미리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시장점유율을 강점으로 내세워 IR을 준비한 기업의 매출이 사실은 그 절반이라면 과연 투자 유치에 성공할 수 있을까? 투자를 위한 재무실사 시점, 외부 회계감사가 필요한 시점, IFRS를 적용해야 할 시점 등 기업의 매출 인식이 문제 될 수 있는 시점을 미리 인지해야 한다. 기업의 미래 계획에 맞춰 매출을 정상화하거나 최소한 기업 내부에서 기업의 실질적인 매출에 대해서는 파악하고 관리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강래경 브릿지파트너스 대표회계사
△ 공인회계사·세무사
△ 삼정 KPMG
△ KB국민은행 중소기업컨설팅부
△ 한국여성벤처협회 멘토단
△ 재무실사 및 감사·M&A·CFO 자문
△ 브릿지코드 파트너 CPA
“그 회사 매출이 얼마야?”회사 규모를 판단할 때 흔히 이런 질문을 많이 한다. 그만큼 매출은 회사의 규모 및 성장성, 해당 산업의 사장 점유율 등 회사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매출을 회사가 번 돈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사업에 다수의 시장 참여자가 개입되며, 거래의 다양성과 복잡성이 커진다. 단순히 기업에 유입된 돈 그 자체가 매출이 아닌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대표적인 예가 중개 서비스이다.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를 중개하는 새로운 시장 참여자가 생기며, 중개라는 별도의 서비스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산업 구조가 생성됐다. 중개라고 하면 부동산 중개를 쉽게 떠올린다. 간단한 예시로 부동산 중개인이 10억원의 건물 거래를 중개하고 중개 수수료를 500만원 받았다고 한다면, 부동산 중개인의 매출을 10억원일까 500만 원일까? 이 사례를 물어보면 대부분 500만원이 부동산 중개인의 매출이라고 답할 수 있다.비슷하지만 다른 예시로, A기업이 물건을 모아서 판매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었다. 물건을 팔 판매자와 구입할 구매자를 모아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했고, 1년간 총 10억원의 물건이 판매됐다. A기업은 물건을 공급한 판매자에게 9억원을 지급하고 1억 원의 이익을 얻었다. 이 거래에서 해당 기업의 매출은 얼마일까?
이때 기업은 단순히 판매자와 구매자가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판만 깔아줄 수도 있으나, 판매자에게 물건을 전부 구매한 후에 직접 구매자에게 판매할 수도 있다. 이 경우 A 업체의 매출은 달라질까? 두 번째 사례에 관해 물어보면 이 기업의 매출이 10억원인지 1억원인지에 대한 고민이 발생하게 된다. 바로 이 고민이 매출의 총액 인식, 순액 인식에 대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총액 매출과 순액 매출의 '착시 효과'
총액과 순액 인식 차이는 크다. 이익은 동일하지만 기업의 성과의 중요한 판단 지표인 매출액은 무려 10배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매출의 총액, 순액 구분은 회사가 자의적으로 선택하면 되는 것일까? 기업의 장부인 재무제표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작성하게 되는데 이 기준이 바로 일반기업회계기준이다. 일반기업회계기준에서는 이 매출의 총액, 순액 문제의 기준을 어떻게 잡고 있을까? K-IFRS에서는 동일한 문제를 15호 수익 인식 기준서에서 일반기업회계기준과는 다른 방식으로 다루고 있으나, 대다수의 비상장 회사에서 적용하는 일반기업회계기준의 내용을 중심으로 잡았다.<일반기업회계기준 실무지침>일반기업회계기준 실무지침에서 제시하는 주요 지표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반드시 모든 지표가 본인에 해당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계약 내용 등 거래의 실질을 판단하여 거래 전체적으로 본인으로서 전반적인 위험과 통제 역할을 하는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매출 인식 문제는 대표적으로 중개 서비스에서 발생하지만 거래구조에 따라 커머스, 제조, 게임 산업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발생할 수 있다. 중개 플랫폼은 공급자가 정한 가격대로 재화나 용역을 판매한다.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재화의 재고 부담이나 파손 시 그 책임과 서비스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플랫폼 사업자가 책임을 지지 않는 등 거래의 전반적인 위험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순액으로 매출을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가. 주요 지표
1) 회사가 거래의 당사자로서 재화나 용역의 제공에 대한 주된 책임을 부담한다.
2) 회사가 재고자산에 대한 전반적인 위험을 부담한다.
나. 보조 지표
1) 회사가 가격 결정의 권한을 갖는다.
2) 회사가 재화를 추가 가공(단순한 포장은 제외)하거나 용역의 일부를 수행한다.
3) 고객이 요구한 재화나 용역을 제공할 수 있는 복수의 공급자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회사가 공급자를 선정할 수 있는 재량을 갖는다.
4) 회사가 고객에게 제공되는 재화나 용역의 성격, 유형, 특성 또는 사양을 주로 결정한다.
5) 회사가 재고자산의 물리적 손상에 따른 위험을 부담한다.
6) 기업이 신용위험을 부담한다.
총액·순액 인식 차이, 세금에도 영향
소규모 기업일수록 회계상의 매출 인식보다는 세금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게 와닿을 수 있다. 먼저 법인세를 살펴보면 100을 판매해서 90의 비용이 발생하고 10의 순이익이 발생하는 경우나, 거래를 중개하여 10의 순이익이 발생하는 경우의 세금이 동일하다. 회계상 이익에서 세법상 이익으로 조정은 필요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익이 발생한 부분에 대해 세금을 납부하기 때문이다. 부가가치세는 보다 복잡한 문제가 발생한다. 세금계산서 등 법적 증빙을 주고받는 방식에 따라 매입세액을 공제받지 못하거나, 잘못된 세금계산서 발급에 대한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구매액의 약 10%에 달하는 부가가치세를 돌려받지 못할 위험과 적법하지 않은 세금계산서에 대한 세법상 제재가 가볍지 않다. 때문에 회계상 매출 인식과 더불어 거래구조에 따른 세금계산서나 신용카드 매출전표 등 적법 증빙에 대한 검토가 꼭 필요하다.다만 부가가치세법에서는 중개, 주선 등의 거래가 늘어남에 따라 판단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때 납세자가 과도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도 매입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두고 있다. 거래 당사자 간 계약에 따라 위탁매매나 대리인에 의한 거래가 아닌 거래인 것처럼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은 경우, 또는 그 반대의 경우는 △ 그 거래 사실이 확인되고 △ 부가가치세법에 따라 적법하게 신고했다면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이지만 매입세액을 공제받을 수 있다. 이 경우 거래의 실질이 위탁매매 또는 플랫폼 업체나 중개 업체 같은 대리인에 의한 매매에 해당해야 한다.
매출 인식, 잘못하면 실적 '반의 반토막'
일반적으로는 기업은 매출 규모를 크게 하고 싶은 유인이 있기 때문에 순액으로 인식할 매출도 총액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외부감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기업이라면 회계기준과 다르게 매출을 인식한다고 해서 문제 삼을 주체는 사실상 거의 없다. 회사 재무 상태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기업에 돈을 줄 금융사나 투자사 정도일 것이다.하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 되면 기업의 이해관계자는 늘어나게 된다. 외부감사를 받아야 하는 시점과 기업공개(IPO)나 IFRS를 적용해야 하는 시점이 되었을 때 기업의 외형이 대폭 축소되는 사태를 맞이하면 그 문제는 더 커질 수 있다. 실제로 IFRS가 적용되던 2019년에는 많은 기업의 매출이 감소했다. 국내 한 상사 업체는 2019년에 매출액이 1/4토막이 되었는데, 매출 감소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IFRS 15호 수익 인식 기준에 따라 총액으로 인식하는 무역사업 매출거래를 순액으로 인식함에 따라 발생한 영향이 컸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여행사는 패키지 등 여행상품 알선 수수료를 순액으로 인식한다. 대부분의 거래가 대리인으로 거래하는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상품 판매를 위해 항공권을 선점하여 항공사 등과 계약하고 계약된 좌석은 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여행사가 모든 비용을 부담한다. 항공권 계약에 대한 위험과 보상을 모두 여행사가 부담하기도 한다. 이 경우는 오히려 기존에 수수료만 순액으로 인식했던 매출을 총액으로 더 크게 인식하는 것이 적정할 수 있다. 기업의 실질은 동일하나 매출 인식 방법에 따라 기업의 외형이 1/4이 되기도 하고 오히려 증가하기도 하는 것이다. 숨겨진 이유를 알지 못하면 단순히 매출에 대한 지표만 보고 기업 경쟁력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스타트업, 매출 규모 늘려잡기 경계해야
그렇다면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매출 인식 방법에 대해 어떤 점을 더 신경 쓰고 준비하면 좋을까? 각종 지원 사업과 투자에 대한 필요가 높은 스타트업은 매출 규모가 중요하기 때문에 매출을 과다하게 인식할 유인이 크다. 더욱이 사업에 대한 고민을 하기도 바쁜 시기에 회사의 사업구조에 따른 매출의 총액, 순액 인식 문제는 고민조차 시작하지 않은 스타트업도 많을 것이다.알고 맞는 것과 모르고 맞는 것은 차이가 크다.
스타트업이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우리 기업 매출이 반토막 날 수 있는 매출 인식의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다만 단순히 매출 규모만을 주안점으로 고려하기보다는, 매출의 총액과 순액 판단을 위해 매출 거래 방식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방안으로 검토하는 것을 추천한다. 많은 기업에서 해당 문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매출 구조와 위험을 새롭게 파악하는 경우가 많다.
다음으로는 실질보다 크게 인식한 매출이 어느 시점에 문제가 될지 인지하고 미리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시장점유율을 강점으로 내세워 IR을 준비한 기업의 매출이 사실은 그 절반이라면 과연 투자 유치에 성공할 수 있을까? 투자를 위한 재무실사 시점, 외부 회계감사가 필요한 시점, IFRS를 적용해야 할 시점 등 기업의 매출 인식이 문제 될 수 있는 시점을 미리 인지해야 한다. 기업의 미래 계획에 맞춰 매출을 정상화하거나 최소한 기업 내부에서 기업의 실질적인 매출에 대해서는 파악하고 관리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강래경 브릿지파트너스 대표회계사
△ 공인회계사·세무사
△ 삼정 KP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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