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이유가 없어요"…'여름 대박음료' 수박주스 사라진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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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값 급등…"주스 팔아도 이익 안 나"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g.hankyung.com/photo/202308/01.34209478.1.jpg)
‘역대급’ 장마의 여파에 수박 값이 치솟으면서 수박 관련 제품을 파는 업체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수박주스를 찾는 소비자들은 크게 늘고 있지만 비가 많이 오면서 수박 당도가 떨어진 데다가 가격까지 폭등하면서 주스 판매를 중단하는 업체들도 많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지난 11일 기준으로 수박 상품 평균 도매가격은 3만1160원으로 한 달 전 2만1276원에 견줘 46%나 올랐다. 평년에 견줘 수박 가격이 비싼 편이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 2만6172원과 비교해도 19%나 더 비싼 수준이다. 앞서 지난달 초 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수박 출하량이 전년 대비 3% 증가해 수박은 2만3000원 수준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지난달 말 닥친 ‘역대급’ 장마로 피해가 확산하면서 가격이 폭등했다.
이 때문에 ‘여름 대목’을 포기하고 수박주스 판매를 포기하는 업체들이 많다. 주로 원재료 가격 변동에 취약한 소규모 프랜차이즈 업체나 개인 카페들이 많다. 원재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판매 단가가 낮은 저가 커피 매장일수록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어서다. 저가 브랜드는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기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수박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뉴스1](https://img.hankyung.com/photo/202308/ZN.33949253.1.jpg)
그나마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지자체나 직영 농장 공급 체계를 구축해 가격 변동에 대응할 수 있다. 커피빈과 폴바셋은 2020년부터 고창군과 고창수박의 유통, 가공 등에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충청남도와 농산물유통 협약을 맺고 비교적 안정적인 가격으로 가맹점에 수박을 공급하는 중이다. 이디야커피의 생과일 수박주스는 지난 5월 말 출시된 이후 두 달만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이 20% 늘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워낙 수박주스가 인기가 많아 가맹점에선 효자 메뉴로 꼽힌다”며 “미리 지자체와 공급 계약을 맺고 대량 유통을 해 원재료 가격 상승에 대한 방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