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의 '하입 보이'요"…잼버리 140개국 청소년들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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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히든카드' K팝 행사"홍대 입구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140개국 청소년도 반했다
11일 오후 7시 서울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 걸그룹 '뉴진스' 멤버들이 SNS에 떠도는 '밈(Meme)'을 건네자 4만명의 청소년이 '하입 보이(Hype Boy)'를 연호하며 함성을 질렀다. 140여개국에서 온 스카우트 대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건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 때문. 지난 1일부터 이어진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행사였다. 이번 콘서트는 준비 단계부터 우여곡절을 겪었다. 새만금 잼버리는 당초 6일 ‘문화교류의 날’ 행사로 K팝 콘서트를 준비했다. 하지만 무더운 날씨로 참가자들 가운데 온열 환자가 쏟아지자 이날 전주 월드컵경기장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면서 장소가 서울로 다시 바뀌었다. 급하게 준비된 콘서트를 걱정하는 시선이 많았지만, 막상 공연이 시작하자 그간의 우려는 씻은 듯이 사라졌다. 1·2부로 구성된 이번 콘서트엔 K팝을 대표하는 19개 아티스트 팀이 총출동해 세계적인 K팝 수준을 보여줬다. 공연의 포문을 연 아티스트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 1'의 우승팀 '홀리뱅'. ‘베놈(VENOM)’에 맞춰 꽉 짜인 군무를 선보이자 객석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2부부터 떼창이 시동을 걸었다. 뉴진스가 'ETA'를 부르기 시작하자 대원들은 후렴구 '왓츠 유어 이티에이(Whats your ETA)'를 불렀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아이브는 히트곡 '아이엠(I AM)'과 '러브 다이브(LOVE DIVE)'를 선보였다. 온라인엔 스카우트 대원으로 가장해 공연장으로 입장하려 스카우트 의상을 구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라이벌로 평가되는 카카오 계열사 스타쉽 소속 아이브와 하이브 소속 뉴진스가 같은 콘서트에 오르는 일은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NCT DREAM'의 무대에 이어 콘서트의 마지막은 동방신기의 ‘풍선’(2006)이 장식했다. 이날 공연에 참석한 아티스트 전원이 무대에 올라 잼버리 참가자들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여름밤을 수놓는 폭죽을 터트리며 잼버리 참가자들한테 작별 인사를 건넸다. 공연을 완성한 건 잼버리 참가자들의 성숙한 스카우트 정신이었다. 스태프 역할로 새만금 잼버리에 참여한 국제 운영 요원(IST)들을 제외하고 참가자들은 13~18세의 청소년이었다. 참가자들은 아티스트들이 유창한 영어로 인사를 건넬 때마다 야광봉을 흔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이들은 K팝 무대에 열광적인 환호를 보내면서도 질서정연하게 공연을 즐겼다. 참가자들은 새만금에서의 첫날부터 마지막 K팝콘서트까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고 했다. 포르투갈에서 온 미구엘 페레이라 씨(16)는 "숱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어쨌거나 잼버리는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 재밌고 도전적인,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며 "특히 폐막 행사는 환상적이고 매우 재미있었다"고 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