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만이 살길' 추천선수 이수진, 두산위브 챔피언십 선두권

2라운드 6언더파 맹타로 1타차 공동 2위
이수진(26)은 201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프로 선수가 됐지만 13년 동안 정규투어에서 온전히 뛴 시즌은 2019년과 작년 등 2시즌뿐이다. 대부분 경력을 2부 투어인 드림투어에서 채웠다.

정규투어 대회 출전이 고작 71개에 그친 이유다.

그는 드림투어에서는 123개 대회에 출전했다. 모처럼 정규투어에 오른 지난해 상금랭킹 97위에 그쳐 시드를 잃은 이수진은 시드전에서 59위에 그친 바람에 올해도 정규투어 기회는 거의 없었다.

3차례 출전했지만, 두 번은 컷 통과에 실패했고, 한번은 공동 39위에 머물러 받은 상금이 634만원이다.

드림투어에서도 6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한 번도 상금을 받을 수 있는 순위에 들지 못했다. 한마디로 미래가 암울한 신세였다.

이수진은 12일 제주도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2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잡아내며 6언더파 66타를 쳐 중간 합계 8언더파 136타로 김민선과 함께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선두 박현경에게 불과 1타차.
이수진은 난생처음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에서 우승을 다투게 됐다. 이수진은 이 대회에 타이틀 스폰서인 두산건설 추천을 받아 출전했다.

이수진은 두산건설과 같은 계열사 큐캐피털 파트너스 후원을 받고 있다.

추천 선수는 상금을 받아도 상금랭킹에 반영되지 않는다.

이수진이 KLPGA 투어에서 뛸 기회를 잡으려면 우승밖에 방법이 없다.

추천 선수가 우승해 정규투어 출전권을 손에 넣은 사례는 지난 2019년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때 유해란 이후 없다.

추천 선수는 대회 때마다 2∼9명 정도 출전한다.

그만큼 절박한 이수진은 "잘하고 싶고 우승하고 싶은 마음으로 출전했다"면서 "후원 회사가 주최하는 대회인 데다 기회가 주어진 만큼 놓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66타는 이수진이 올해 한 번도 적어낸 적이 없는 타수.
그는 정규투어에서는 물론 드림투어에서도 71타가 가장 낮은 타수였다.

전날 2언더파에 이어 이날 6언더파를 때린 원동력은 단 두 번만 그린을 놓친 정교한 샷에 그린 적중 때 평균 퍼트 1.63개의 짠물 퍼트였다.

이수진은 "1라운드 때는 티샷 OB에다 연못에 공이 빠지는 등 샷이 좋지 않았다.

오늘은 조금 더 집중했다.

집중력 차이가 스코어의 차이를 만들어냈다"면서 "오늘은 모든 홀이 다 버디 기회였을 만큼 샷이 잘 됐다"고 말했다.

이날 4번 홀(파5)에서 3m 버디 퍼트를 넣어 물꼬를 튼 이수진은 6번 홀(파4) 5m 버디로 1타를 더 줄였다.

이수진은 10번 홀(파4) 5m 버디, 11번 홀(파4) 1m 버디, 12번 홀(파4) 1.5m 버디로 상승세를 보이더니 15번 홀(파5) 1.5m 버디와 17번 홀(파3) 2m 버디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18번 홀(파4) 3퍼트 보기로 1타를 잃은 게 아쉬웠다.

이수진은 "내일도 한 샷 한 샷 집중해서 플레이하겠다.

티샷만 죽지 않도록 신경 쓰면 좋은 결과를 얻어낼 것으로 믿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올해 데뷔해 E1 채리티 오픈 공동 7위로 반짝했을 뿐 아직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한 김민선은 전날 5언더파 67타에 이어 이날 3타를 더 줄여 선두권에 올랐다.

황유민, 방신실, 그리고 김민별 등 '루키 빅3'에 가려 있는 김민선은 "나도 신인상 경쟁에 합류하고 싶다. 골프 팬들에게 내 이름을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