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단체관광 재개에 "일단 지켜보자"…항공업계 속내는

대형항공사보다 '중·단거리' 주력 LCC들 적극적
지난 11일 제주국제공항에 중국발 항공기가 속속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이 6년 5개월 만에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하자 국내 항공업계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연간 800만 명에 달하던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관광이 재개되면서 국내 항공업계에서도 모처럼 ‘중국 특수’ 기대가 높아졌다. 하지만 변수가 있는 만큼 당장 한국∼중국 하늘길을 확대하기보다는 수요 변화를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들은 국토교통부에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증편하겠다는 내용의 사업계획 변경 제출을 검토하고 있다. 하계 운항 기간 일부 중국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보다는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하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더 적극적으로 증편을 준비하는 분위기다.대한항공은 지난 9일부터 오는 10월 28일까지 인천∼샤먼 노선을 운항하지 않는다. 중국 노선 증편 계획에 대해 대한항공은 "수요 회복세에 맞춰 단계적인 공급 증대 예정이지만 운항 허가 등 준비 시간을 고려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달 기준 중국 노선에서 주당 121회로 국적사 가운데 가장 많은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다.

현재 중국 노선에서 주당 85회를 운항하는 아시아나항공도 즉각 증편을 신청할 계획은 없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6일부터 김포∼베이징 노선을, 지난달 8일부터 인천∼선전 노선을 각각 중단한 상태다. 이는 10월 28일까지 이어진다. 그간 중국 대신 일본과 동남아시아 노선에 집중하던 LCC들은 수요 회복세를 살피면서 공급 확대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모습. 사진=뉴스1
LCC 가운데 가장 많은 중국 노선을 운항하는 제주항공은 선제적으로 중국 노선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외국인의 한국 여행(인바운드) 수요가 높은 제주∼베이징 노선에 신규 취항하기도 했다. 제주항공은 아직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비 항공기 기단 규모가 85% 수준으로 당장 공급 확대에는 어려움이 있으나, 하반기부터 차세대 항공기 B737-8을 도입해 공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진에어는 하반기 제주∼시안 노선을 재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에어서울도 오는 10월께 취항을 고려하던 홍콩과 산둥반도 등 중국 노선 취항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다음 달 29일∼10월 6일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과 중추절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중국 노선 공급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17년 3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전처럼 서울 명동과 제주도 등에 유커들이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