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캡틴' 손흥민, 韓 최초 빅클럽 이끈다

클럽 주장 완장 넘겨받아
손 "모두가 주장처럼 뛰어야"

PSG서 데뷔전 치른 이강인
"메시 빈자리 메워" MVP 선정
사진=뉴스1
한국 축구 국가대표 ‘캡틴’ 손흥민(31·사진)이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서도 주장 완장을 차고 뛴다.

토트넘은 13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클럽 주장으로 임명됐다”며 “위고 요리스에게 완장을 넘겨받는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구단을 통해 “토트넘과 같은 큰 팀의 주장이 돼 영광스럽다”며 “이미 모든 선수가 그라운드 안팎에서 주장인 것처럼 느껴야 한다고 말해뒀다”고 했다.한국 선수가 EPL 구단 주장 완장을 찬 건 박지성 전북현대 테크니컬 디렉터 이후 손흥민이 두 번째다. 박 디렉터는 ‘스몰마켓’ 구단으로 여겨지는 퀸스파크레인저스(QPR) 시절 주장직을 맡았다. 토트넘 같은 ‘빅클럽’ 구단의 주장을 맡은 건 손흥민이 처음이다.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맡긴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모두가 손흥민이 세계 정상급 선수라는 걸 안다”며 “손흥민을 주장으로 고른 건 이상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주장으로 임명된 건) 그저 유명해서는 아니다. 라커룸에서 모두의 존경을 받는다”며 “그가 한국 축구 대표팀의 주장인 점에 더해 토트넘에서 이룬 성취를 따졌다”고 설명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 역대 ‘최장기 주장’(2018년 9월~현재)인 손흥민은 2015년부터 뛴 토트넘에서도 ‘최고참급’ 선수다. 손흥민보다 토트넘에 오래 머문 선수는 에릭 다이어(29·잉글랜드)와 벤 데이비스(30·웨일스)뿐이다. 이들 모두 손흥민만큼 ‘붙박이 주전’으로 위상을 누리지는 못했다. 토트넘 주장 완장은 2015~2016시즌부터 프랑스 출신 골키퍼 요리스 몫이었으나 현재 요리스와 토트넘은 결별이 유력하다. 이런 가운데 차기 주장 1순위 해리 케인마저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면서 완장이 손흥민에게 돌아갔다.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넘겨받은 날 한국 축구 ‘차세대 에이스’ 이강인(22)은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앙(리그1) 데뷔전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이강인은 이날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로리앙과의 2023~2024시즌 리그1 개막전에서 오른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82분을 뛰었다.
파리생제르맹(PSG) 공격진은 상대 팀이 처음부터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들고나오면서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하게 돋보인 게 이강인이다. 그는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측면에서 중앙까지 필드를 누비며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는 지난 시즌까지 ‘이 시대 최고의 축구 선수’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36·아르헨티나)가 PSG에서 하던 역할이다.

이날 경기력만 놓고 보면 메시의 빈자리가 아쉽지 않았을 정도다. 리그1 사무국은 매 경기 홈페이지를 통해 경기 최우수선수(MVP) 격인 ‘더 플레이어’를 선정하는데 이 타이틀을 이강인에게 줬다. 리그1은 “이강인은 아르헨티나의 위대한 선수(메시)가 차지했던 자리를 훌륭하게 소화해냈다”며 “다른 날이었다면 (PSG는) 승리했을지도 모른다”고 칭찬했다.

이강인의 활약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축구 기록 사이트 풋몹에 따르면 이강인은 이날 PSG 공격진에서 가장 많은 볼 터치(85회)를 기록했다. 드리블은 네 차례 시도해 세 차례 성공했고, 롱패스 성공률은 57%였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