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제주 여왕' 이예원, 두산건설 챔피언십 초대 챔프(종합)

연장전에서 신인 김민선 제압…상금랭킹 1위 도약
이예원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이예원은 13일 제주도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연장전 버디로 신인 김민선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이날 4언더파 68타를 친 이예원과 2타를 줄인 김민선은 똑같이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최종 3라운드를 마친 뒤 18번 홀(파4)에서 연장전을 벌였다.

이예원은 연장전에서 6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4m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한 김민선을 제쳤다. 지난 4월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지 넉 달 만에 거둔 생애 두 번째 우승이다.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은 올해 처음 열린 대회라 이예원은 초대 챔피언이라는 영예도 곁들였다.

이예원은 두 번 우승을 모두 제주도 서귀포시 소재 골프장에 따냈다. 첫 우승을 올린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이 열린 롯데 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은 자동차로 15분 거리다.

이예원은 "골프를 시작해서 첫 우승도 제주도에 열린 2015년 소년체전에서 했다"면서 "왜 제주도에서 잘하는지 나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우승 상금 2억1천600만원을 받은 이예원은 박지영을 제치고 상금 1위(7억2천592만원)로 올라섰고, 대상 포인트에서는 박지영에 이어 2위로 도약했다. 이예원은 박민지, 임진희, 박지영과 함께 다승 부문 공동 선두(2승)에 올라 각종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이예원은 작년에는 신인왕에 올랐다.

"상반기에 2승을 하고 싶었는데 이루지 못했지만 하반기 두 번째 대회에서 다승을 이뤄 기쁘다"는 이예원은 "메이저대회 우승과 대상을 받는 게 다음 목표"라고 말했다.

이예원은 또 지난 6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박민지에게 당한 연장전 패배의 아쉬움을 다소나마 씻었다.

작년에 데뷔한 이예원은 연장전은 올해 두 번 치렀다.

이예원은 "처음 치른 연장전에서 진 다음에 다시 기회가 오면 꼭 이기겠다고 다짐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설욕했다"고 기뻐했다.

선두 박현경에 3타 뒤진 공동 6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이예원은 쾌조의 샷 감각을 앞세워 역전극을 펼쳤다.

5번 홀(파4) 첫 버디에 이어 8번 홀(파5) 버디로 1타차로 따라붙은 이예원은 12번 홀(파4) 버디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16번 홀(파4)에서 10m 먼 거리 버디 퍼트가 들어가면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이예원은 17번 홀(파3)에서 티샷이 짧았고 칩샷이 생각보다 길게 떨어지면서 1타를 잃고 김민선에게 공동 선두로 허용했다.

18번 홀(파4)에서 3퍼트 위기를 잘 넘긴 이예원은 연장전에서는 과감한 버디 퍼트로 승부를 갈랐다.

이예원은 "왠지 오늘 아침부터 컨디션이 좋았다.

역전 우승은 생각하지 않고 차근차근 타수를 줄이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연장전에서는 짧게만 치지 말자고 다짐하고 과감해서 친 게 들어갔다"고 말했다.
황유민, 김민별, 방신실 등 신인 3인방과 함께 국가대표 한솥밥을 먹었던 김민선은 이날 처음 치른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 경기에서 잘 버텼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그러나 데뷔 이후 최고 순위에 준우승 상금으로 1억3천200만원을 받아 내년 시드 확보 안정권에 들었다.

신인왕 레이스에서 황유민을 쫓고 있는 김민별은 이날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인 7언더파 65타를 몰아쳐 3위(9언더파 207타)에 올랐다.

7일 전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시즌 2승을 따냈던 임진희는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4위(8언더파 208타)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전날 1타차 선두에 올라 2년 만에 통산 4승을 바라봤던 박현경은 1오버파 73타로 부진,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대회조직위원회가 대회 기간에 다양한 기부 프로그램을 통해 모은 4천98만원을 태풍 카논 피해 지역 주민 돕기에 내놨다. 기부 프로그램에는 두산건설 후원을 받는 임희정, 박결, 유현주, 유효주, 그리고 국가대표 김민솔 등이 참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