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이르면 이번주 전북도 등 감사 착수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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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파행' 책임 가리기로감사원이 이르면 이달 ‘2023 세계 스카우트잼버리’ 대회 파행 사태의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감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감사원은 잼버리 조직위원회와 전라북도 등 관계 기관과 여성가족부, 행정안전부 등 지원 부처에 대한 감사 준비에 들어갔다. 투입 감사관 인원이 조정되는 대로 감사 착수를 발표할 예정이다.정부는 당초 국무조정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이나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이 감찰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방대한 감사 대상과 감사 범위를 고려했을 때 인력 여건상 감사원이 맡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잼버리 개최지로 새만금이 선정된 2017년 8월부터 최근까지 6년 동안의 준비 과정을 살펴봐야 하는 만큼 감사 대상이 수백 명에 달할 것으로 관측돼서다. 국무조정실이나 대통령실의 소규모 감찰 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감사원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직무 감찰 권한을 갖고 있는 만큼 잼버리 예산을 주로 집행한 전라북도도 감사할 수 있다.
지난달 오송 지하차도 참사의 경우 국무조정실이 충청북도, 청주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을 상대로 감찰 조사를 한 바 있다. 오송 참사는 수해 전후 기간만 감찰하면 됐고, 책임 소재를 가릴 대상이 복잡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무조정실이 전면에 나설 수 있었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감사원은 잼버리대회 유치 단계부터 부지 선정, 관련 인프라 구축, 조직위 운영 실태, 막대한 예산 집행 내역 등 전 분야에 걸쳐 감사할 전망이다. 전체 예산의 74%를 차지하는 870억원이 조직위 운영비와 사업비로 잡힌 경위와 화장실·샤워장·급수대 등 시설비에 투입된 예산이 130억원에 불과한 점 등을 따져볼 것으로 전해졌다. 전라북도가 잼버리 유치를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추진과 예산 확보 수단으로 활용한 부분 역시 감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여가부와 행안부, 문화체육관광부의 관리·감독 부실 정황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