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사게 놔둬라, 곡소리 날 것"이라던 男, 170억 날렸다 [테슬람 X랩]
입력
수정
'피터 린치의 제자' 자처한 펀드매니저“일론 머스크에 절대 반대로 베팅하지 말라”
연초 "테슬라는 거품, 주가 50달러선 붕괴"
'돈나무' 캐시 우드도 저격…"최악의 분석"
테슬라 공매도 ETF 출시 1년 만에 청산
상장 후 주가 60% 하락…170억원 날려
머스크 "공매도는 이 짓을 왜 되풀이하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피터 틸 팔란티어 회장의 평가가 또 한 번 입증됐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테슬라 공매도를 내건 미국의 상장지수펀드(ETF)가 대규모 손실을 못 견디고 상장 폐지된다고 전했다.배런스에 따르면 ‘노블 앱솔루트 리턴 ETF’(티커 NOPE)는 오는 24일 거래를 중단하고 자산 1900만달러(약 253억원)를 청산한다. NOPE는 1980년대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에서 뮤추얼펀드를 운영한 조지 노블이 처음 선보인 ETF다. 그는 본인의 트위터에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 전 피델리티 부회장의 조수였다고 소개했다.
노블은 합리적 가격의 성장주와 가치주를 추종했다. 테슬라와 ‘돈나무’ 캐시 우드의 아크 인베스트먼트를 ‘거품’이라 비판하며 온라인에서 명성을 얻었다. 그의 팔로어는 5만5000여명에 달한다.그는 테슬라 주가가 100달러 선을 위협받던 지난 1월 초 트위터에 “우드의 주식 분석은 끔찍하고 완전히 무모하다. 향후 6개월 내 테슬라 주가는 50달러, 아크 이노베이션 ETF(티커 ARKK)는 20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이다”고 적었다. 또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전체 자동차 산업을 합친 것과 같다. 가라앉게 놔둬라. 거품이 펑 터지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NOPE는 롱쇼트(Long-Short) 전략을 구사했다.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는 롱(매수), 떨어질 종목은 쇼트(매도)로 대응해 시장 등락과 상관없이 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노블은 석유 및 가스 주식을 매수했다. 테슬라, 엔비디아, 코인베이스, ARKK 등 기술주엔 평소 신념대로 매도 포지션을 취했다.
노블의 호언장담대로 NOPE의 수익률은 한때 30%를 넘기도 했다. 호시절은 오래가지 않았다. 연초 테슬라의 급등과 함께 NOPE 주가는 처참하게 무너졌다. 지난해 9월 상장 이후 59% 하락했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는 23%, 나스닥100은 36%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이와 관련 머스크는 지난 12일 트위터에 “테슬라 공매도 세력은 과식으로 벌 받는다. 그들은 몇 번이나 이걸 되풀이하길 원하는 걸까?”라고 비웃었다.
블룸버그의 선임 ETF 연구원인 에릭 발추나스는 “NOPE는 고성장주에 부정적인 반(反) ARKK 같았다”며 “그들이 예상했던 장기 약세장은 오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토드 손 스트라테가스 ETF 연구원은 “작년 최악의 해를 보낸 기술주는 올해 놀라운 상승을 보였다”며 “롱과 쇼트의 타이밍이 펀드를 불태울 수 있다”고 말했다.
▶‘테슬람 X랩’은
2020년대 ‘모빌리티 혁명’을 이끌어갈 테슬라와 머스크에 대해 소소하지만 재미있는 뉴스를 전합니다. 기성 언론들이 다루지 않는 '테슬라 팬'들의 이슈도 관심사입니다. 아래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면 매주 기사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백수전 기자 j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