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한달' 예천 실종자가족 "할수 있는 건 기다리는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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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산사태에 사라진 일상…'진척 없이' 안타까운 시간만
소방 당국 "대원들 많이 지쳤지만, 가장 힘든 건 실종자 가족" "한 달 사이 엄마의 생일이 지나갔습니다. "
지난달 경북 북부에서 내린 극한 호우와 산사태로 26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된 지 한 달이 됐다.
그사이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에서 실종된 윤보래(62)씨의 생일도 지나갔다.
7월생인 그는 남편과 대피 도중 산사태로 집과 함께 휩쓸렸다. 그녀의 첫째 아들 이형선(29·서울)씨는 14일 연합뉴스에 "저는 일 때문에 오가고 있고, 아빠랑 동생이 계속 벌방리에 머물고 있어요"라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아들은 "수색 인원이 더 붙어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크지만, 머리로는 그럴 수 없는 현실이란 것도 잘 안다"며 "실종자 가족이 할 수 있는 건 기다리는 것밖에 없다"라고 했다.
그는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빨리 찾아야 하는데…."라고 말을 줄였다. 벌방리 이장 박우락 씨는 "실종자를 아직 못 찾은 게 가장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벌방리 마을 수색은 사실상 끝났다.
흙무더기를 네 다섯번씩 파냈는데도 실종자들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벌방리에서는 윤씨 외에도 김모(69) 씨가 실종됐다.
그는 집에 있다가 산사태로 인해 집과 함께 하천으로 휩쓸려 떠내려갔다.
박 이장은 "마을을 뒤덮은 토사를 치우는 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
이제는 재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주택을 다 허물고 새로 지어야 하는 곳도 있고, 생업도 이어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벌방리를 비롯해 효자면 백석리에는 우선 임시 생활시설인 '조립주택'이 들어서기로 했다.
임시 조립주택은 28㎡, 약 8.5평 규모로 상하수도와 전기, 냉·난방시설, 주방, 화장실 등을 갖췄다.
무더위와 부상 속에도 하루도 쉬지 않고 소방 당국은 수색을 이어갔다.
이날도 소방 당국은 벌방리에서 56㎞ 떨어진 상주보∼낙단보 수변에서 실종자를 탐색했다.
예천군 간방교∼경천교에서도 여전히 수변 수색이 이어졌다.
보트 등을 이용한 수상 수색은 상주보∼낙단보에서, 드론을 활용한 수색은 예천군 보문교∼고평대교, 상주보 등에서 펼쳐졌다.
멀리는 낙동강 상주보에서 강정고령보까지 수색이 진행됐다.
매몰 수색에도 소방관 6명이 동참했다.
이날 전체 수색에만 소방관 158명, 소방차 54대·드론 14대·보트 10대·구조견 1마리 등 장비 79가지가 동원됐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대원들이 많이 지친 게 사실이긴 하다.
우리도 7월과 8월 가족 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가장 힘든 건 실종자 가족이 아니겠냐"며 "그 누구도 그만하겠다고 하지 않고 끝까지 실종자를 찾아내자고 서로 격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과 산림청은 한 달째 산사태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원인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 덜 됐다"라며 "수사라기보다 기초 사실 조사 단계로 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15일 경북 지역에서 호우 등 산사태로 인해 인명 피해가 발생한 15개소에 대한 사고 원인 조사를 시작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예천 산사태 피해 한 유족은 대구지검 상주지청에 "집중 호우로 도로가 붕괴해 부모가 사망했다"고 예천서장과 예천군수 등을 상대로 업무상과실치사, 중대시민재해법 등의 혐의로 진정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경북도는 최근 문경시가 개최한 심의위원회에서 실종 23일 만에 상주 영강에서 발견한 70대 실종자를 7월 폭우로 인한 피해자로 인정하며, 전체 인명 피해자 수를 사망 26명(예천 15명, 영주 4명, 봉화 4명, 문경 3명), 실종 2명(예천)으로 집계했다. 지난 7일 기준 경북도가 잠정 집계한 집중 호우에 따른 도내 재산 피해는 2천946억원이다.
/연합뉴스
소방 당국 "대원들 많이 지쳤지만, 가장 힘든 건 실종자 가족" "한 달 사이 엄마의 생일이 지나갔습니다. "
지난달 경북 북부에서 내린 극한 호우와 산사태로 26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된 지 한 달이 됐다.
그사이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에서 실종된 윤보래(62)씨의 생일도 지나갔다.
7월생인 그는 남편과 대피 도중 산사태로 집과 함께 휩쓸렸다. 그녀의 첫째 아들 이형선(29·서울)씨는 14일 연합뉴스에 "저는 일 때문에 오가고 있고, 아빠랑 동생이 계속 벌방리에 머물고 있어요"라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아들은 "수색 인원이 더 붙어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크지만, 머리로는 그럴 수 없는 현실이란 것도 잘 안다"며 "실종자 가족이 할 수 있는 건 기다리는 것밖에 없다"라고 했다.
그는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빨리 찾아야 하는데…."라고 말을 줄였다. 벌방리 이장 박우락 씨는 "실종자를 아직 못 찾은 게 가장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벌방리 마을 수색은 사실상 끝났다.
흙무더기를 네 다섯번씩 파냈는데도 실종자들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벌방리에서는 윤씨 외에도 김모(69) 씨가 실종됐다.
그는 집에 있다가 산사태로 인해 집과 함께 하천으로 휩쓸려 떠내려갔다.
박 이장은 "마을을 뒤덮은 토사를 치우는 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
이제는 재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주택을 다 허물고 새로 지어야 하는 곳도 있고, 생업도 이어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벌방리를 비롯해 효자면 백석리에는 우선 임시 생활시설인 '조립주택'이 들어서기로 했다.
임시 조립주택은 28㎡, 약 8.5평 규모로 상하수도와 전기, 냉·난방시설, 주방, 화장실 등을 갖췄다.
무더위와 부상 속에도 하루도 쉬지 않고 소방 당국은 수색을 이어갔다.
이날도 소방 당국은 벌방리에서 56㎞ 떨어진 상주보∼낙단보 수변에서 실종자를 탐색했다.
예천군 간방교∼경천교에서도 여전히 수변 수색이 이어졌다.
보트 등을 이용한 수상 수색은 상주보∼낙단보에서, 드론을 활용한 수색은 예천군 보문교∼고평대교, 상주보 등에서 펼쳐졌다.
멀리는 낙동강 상주보에서 강정고령보까지 수색이 진행됐다.
매몰 수색에도 소방관 6명이 동참했다.
이날 전체 수색에만 소방관 158명, 소방차 54대·드론 14대·보트 10대·구조견 1마리 등 장비 79가지가 동원됐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대원들이 많이 지친 게 사실이긴 하다.
우리도 7월과 8월 가족 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가장 힘든 건 실종자 가족이 아니겠냐"며 "그 누구도 그만하겠다고 하지 않고 끝까지 실종자를 찾아내자고 서로 격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과 산림청은 한 달째 산사태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원인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 덜 됐다"라며 "수사라기보다 기초 사실 조사 단계로 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15일 경북 지역에서 호우 등 산사태로 인해 인명 피해가 발생한 15개소에 대한 사고 원인 조사를 시작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예천 산사태 피해 한 유족은 대구지검 상주지청에 "집중 호우로 도로가 붕괴해 부모가 사망했다"고 예천서장과 예천군수 등을 상대로 업무상과실치사, 중대시민재해법 등의 혐의로 진정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경북도는 최근 문경시가 개최한 심의위원회에서 실종 23일 만에 상주 영강에서 발견한 70대 실종자를 7월 폭우로 인한 피해자로 인정하며, 전체 인명 피해자 수를 사망 26명(예천 15명, 영주 4명, 봉화 4명, 문경 3명), 실종 2명(예천)으로 집계했다. 지난 7일 기준 경북도가 잠정 집계한 집중 호우에 따른 도내 재산 피해는 2천946억원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