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빠져 죽은 바다서 수영이라니"…하와이 주민들의 호소

미국 하와이주(州)의 유명 휴양지인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로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가운데 현지 주민들이 당분간 휴가를 위한 섬 방문을 삼가 달라고 호소했다.

13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은 마우이섬을 찾은 일부 관광객들이 대형 참사가 발생했음에도 평소처럼 휴가를 즐기고 있으며, 이에 현지 주민들이 참담해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마우이섬 주민은 "사흘 전에 우리 주민들이 바다에 빠져 죽었는데 바로 다음날 관광객들이 같은 물속에서 수영을 했다"며 "여기 주민들은 수영, 스노클링, 서핑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비극 속에서 재미를 찾는 이는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 8일 하와이의 마우이섬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불이 해변까지 번지며 최소 93명이 숨지고 건물 2200채가 파괴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일부 주민들은 산불을 피하려고 바다로 뛰어들어 사망하기도 했다.

하와이 출신으로 영화 '아쿠아맨'에서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 제이슨 모모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마우이는 지금 당신이 휴가를 보낼만한 장소가 아니다"라며 여행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상처를 치유하고, 슬퍼하며,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곳으로 여행 가지 말라"고 강조했다.

현지 관리들도 필수적인 목적이 없는 여행객들에게 마우이섬을 떠나줄 것을 요청했으며, 섬 방문 계획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계획을 취소해달라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