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속 뛰어들어 화재 진압한 삼성 에어컨 수리기사

부천서 작업하던 남요섭 프로
"회사서 화재교육 받은 덕이죠"
“에어컨 수리 기사님이 소화기를 들고 시커먼 연기 속으로 뛰어들어가셨어요. 불을 다 끈 후 하얀 분진을 뒤집어쓴 채 돌아왔는데, 이런 분이 진짜 숨은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8일 삼성전자서비스 ‘고객의 소리’에는 이런 글이 올라왔다. 고장 난 에어컨을 수리하다가 같은 건물에서 일어난 화재를 진압한 남요섭 삼성전자서비스 프로(사진)에 대한 칭찬 글이다. 글을 올린 사람은 에어컨이 고장 나 수리를 요청한 카페 주인 김용기 씨였다.사건이 발생한 날은 지난 2일. 이날 남 프로는 경기 부천의 한 건물 옥상에서 에어컨 실외기 부품을 교체하고 있었다. 갑자기 아래층에서 뿌연 연기가 올라왔다. 그는 “심상치 않아 2층 사무실로 내려가 보니 이미 매캐한 연기로 앞이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카페 주인 김씨는 1층에서 소화기를 들고 뛰어올라갔다. 남 프로는 소화기를 낚아채듯 들고 연기 속으로 들어갔다. 김씨는 “나는 불을 꺼야겠다 싶으면서도 두려워서 몸이 굳었다”며 “기사님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행동했다”고 했다.

이후 도착한 119 대원들이 추가 화재 요인을 제거했다. 출동한 대원들은 “자칫 대형 화재로 번져 많은 목숨과 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는데, 미리 진압해 큰 위기를 면했다”고 했다. 불이 난 건물은 카페, 노래방, 식당, 헬스장 등 8개 점포가 모여 있어 불이 커졌다면 큰 피해가 생길 수 있었다.남 프로는 “평소 회사에서 화재 대응 요령을 교육받은 덕”이라고 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화재 대응과 대피 교육을 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