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업계 명품' 헬리녹스…日 이어 美·佛시장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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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체어원' 비싸도 불티포르쉐, 나이키, 슈프림, 디즈니, 루브르박물관, 파리생제르맹….
올 매출 1000억 돌파할 듯
분야별 내로라하는 해외 브랜드가 “협업하자”며 앞다퉈 먼저 손을 내민 국내 중소기업이 있다. 하이브의 제안으로 방탄소년단(BTS)과도 두 차례나 협업했다. 텐트폴 세계 1위 기업인 동아알루미늄 자회사로 출범했는데 지금은 모회사보다 많은 매출을 올리는 캠핑용품 전문기업 헬리녹스가 주인공이다.
주요 협업 대상은 헬리녹스의 대표 제품인 캠핑용 의자 ‘체어원’이다. 무게가 경쟁사 제품의 10분의 1 수준인 900g으로 가벼운 데 비해 145㎏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접이식 의자다. 고무줄로 연결된 알루미늄폴로 제작돼 설치와 해체가 간편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협업하지 않은 일반 제품 가격이 경쟁사 제품보다 30% 비싸지만 나오는 족족 팔려나간다. 협업을 통해 출시된 제품은 가격 차이가 훨씬 크지만 재판매시장에서도 네다섯 배 웃돈이 얹어져 판매될 정도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캠핑족 사이에서 ‘명품’으로 통하는 배경이다. 100% 재생원사만 고집하는 것도 다른 점이다.
라영환 헬리녹스 대표는 “처음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시작하자는 제안이 많았는데 내키지 않았다”며 “품질을 믿고 헬리녹스 자체브랜드를 밀고 나간 게 세계 시장에서 결국 통했다”고 14일 밝혔다.이런 인기에 힘입어 작년 매출은 77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2% 불어났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12년 독립 법인으로 출범한 지 11년 만이다.
라 대표는 “내년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와 프랑스 파리에 직영 매장인 ‘헬리녹스 크리에이티브센터(HCC)’를 열 것”이라며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국내에선 서울 한남동 본사와 부산 해운대에만 직영 매장을 두고 있다. 해외에선 올해 5월 일본 도쿄에 첫 번째 직영 매장을 열었다. 온오프라인 캠핑 유통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