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후루룩…주가 펄펄 끓는 농심·삼양식품

2분기 해외법인 호실적 영향
농심, 3% 올라 7년來 최고가
삼양식품은 상한가 기록

증권가 "추가 상승 여력 충분"
농심과 삼양식품 주가가 ‘K라면’ 덕에 펄펄 끓고 있다. 가격 인하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반으로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해외에서 한국 라면을 찾는 수요가 폭증했고, 국내에서도 경기 불황 속 라면 매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증권가는 라면주 목표 주가를 잇달아 올려 잡고 있다.

삼양식품 사상 최고가 행진

14일 농심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16% 오른 47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약 7년 만에 가장 높은 주가다. 지난 5일간 코스피지수가 1.06% 하락하는 등 약세장이 이어졌지만 농심 주가는 9.86% 뛰었다. 삼양식품은 더 뜨겁다.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7만6900원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5일간 삼양식품 상승폭은 42.55%에 달했다.
두 기업 모두 2분기 깜짝실적을 기록한 게 주가를 끌어올렸다. 농심의 2분기 영업이익은 5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2.5% 급증했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343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법인 영업이익이 1년 만에 233.3% 증가한 영향이다. 삼양식품은 지난 11일 영업이익은 61% 늘어난 440억원, 매출은 12% 오른 2854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인기 제품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미국·중국 등에서 수출이 확 늘었다.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 명단에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포함됐다는 점도 이날 주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수요 확대가 가격 인하 상쇄”

증권가에선 농심과 삼양식품의 주가가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농심에 대해 보고서를 낸 증권사 9곳은 모두 목표주가를 높였다. 이베스트증권은 농심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15.4% 높은 60만원으로 제시했다. 지난 11일 보고서를 낸 삼성증권도 목표주가를 60만원으로 11% 올렸다. 이들 10개사 평균 목표가는 57만5000원으로 이날 종가 대비 21.4% 높다.

삼양식품에 대해서도 목표가를 올려 잡은 보고서가 연달아 나왔다. 이날 한화증권은 20만원으로 기존 대비 25%, DS투자증권은 19만원으로 18.7% 올렸다.정부 압박으로 인한 라면 가격 인하도 실적 고공행진엔 큰 타격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농심과 삼양식품은 지난달 주요 제품 가격을 내렸다. 농심은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을, 삼양식품은 삼양라면과 짜짜로니 등 12개 제품 가격을 인하했다. 하지만 각사 해외사업이 고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소맥과 팜유 등 라면 원재료 가격이 하락세인 것도 마진 타격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은 스낵 부문의 성장세까지 더해졌다. 농심이 지난 6월 말 출시한 먹태깡은 품절대란까지 벌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 매출은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된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농심과 삼양식품은 전형적인 내수기업에서 수출기업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며 “외국에선 일반 할인점에 입점하는 등 판로가 확장되고 있고, K컬처 인기와 경기 침체가 겹쳐 한국 라면 선호도가 오르는 만큼 한동안 뚜렷한 매출 성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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