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유 부동산…시노오션도 위기

비구이위안 이어 연쇄 부도 위험
대형 신탁사까지 만기 상환 실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의 매출 1위 부동산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맞은 가운데 또 다른 중국 업체인 위안양그룹(시노오션)도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의 ‘도미노 디폴트’가 가시화한 가운데 부동산 신탁회사까지 상환에 실패하면서 2조8000억위안(약 514조원) 규모의 ‘그림자 금융’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이날 중국 국유 부동산개발업체 위안양은 2024년이 만기인 달러 표시 채권의 이자 2094만달러(약 280억원)를 지급하지 못했다. 앞으로 30일 안에 이자를 주지 못하면 디폴트를 맞는다. 이 채권은 홍콩증권거래소에서 거래정지됐다. 비구이위안이 지난 7일 만기가 도래한 달러 표시 채권의 이자 2250만달러를 지급하지 못해 디폴트 위기에 처하며 시장에 충격을 준 지 1주일 만이다. 비구이위안 채권 11종의 역내 거래는 이날 모두 중지됐다. 앞서 한 차례 디폴트 위기를 겪은 중국 3위 부동산개발업체 완다그룹도 채권 이자 지급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징타이푸그룹은 지난 4월 디폴트를 선언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야쥐러와 신청 등 일부 건설사의 채무 상환 능력에도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중국 금융권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중국의 대표 부동산신탁회사인 중룽국제신탁이 만기가 도래한 상품의 현금 지급을 연기했고, 그 규모가 3500억위안(약 64조원)에 달한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다른 신탁회사들도 작년 말부터 원금 및 이자 지급 능력에 적신호가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연쇄 디폴트 공포가 확산하면서 이날 홍콩 항셍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8% 하락했다. 비구이위안 주가는 홍콩증시에서 18.37% 폭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0.34% 떨어졌다. 한국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0.79%, 1.15%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27% 떨어졌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