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했잖아"…참사 현장에서 휴가 즐기다 포착된 상속녀

패리스 힐튼. /사진=AFP
글로벌 호텔 체인 '힐튼'의 상속자인 패리스 힐튼이 하와이 마우이섬 해변에서 휴가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불거졌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힐튼이 100년 만에 최악의 산불 피해가 발생한 하와이 마우이섬 해변에서 남편 카터 라움, 7개월 된 아들 알렉스와 휴가를 즐기는 모습을 공개했다.보도에 따르면 힐튼은 화재 발생 당일인 지난 8일 마우이섬에 도착했다. 해당 사진은 12일 마우이섬 와일레아 지역에 있는 한 리조트 근처 해변에서 찍혔다. 이 해변은 산불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마우이섬 라하이나에서 불과 48㎞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또한 약 8㎞ 거리에 있는 남부 키헤이 지역에선 사진이 찍힌 시점에도 불길이 완전히 잡히지 않은 상태였다.

하와이 당국은 8일 시작된 산불로 최소 9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마우이섬 등에 관광 목적의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다. 호텔 등 숙박업소 등에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머물 수 있고, 당국이 산불 관리에 집중할 수 있기 위해 요청한 내용이었다.

힐튼이 하와이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에 대해 지인은 데일리메일을 통해 "그가 마우이 화재 참사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구호) 물품을 모아 대피소와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가져다주고 있다"고 전했다.다만 하와이를 휴가지로 방문한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와이 출신 할리우드 배우 제이슨 모모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마우이는 지금 당신이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장소가 아니다"며 "이렇게 깊이 고통받고 있는 섬에 당신이 있어야 한다고 자신을 설득하지 말라"고 여행 자제를 요청했다.

하와이 출신 또 다른 배우 드웨인 존슨도 "지금쯤이면 전 세계의 사람들이 하와이를 강타한 화재 사고에 대해 알게 됐을 것"이라며 "하와이에는 여전히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며 방문 자제와 지원을 요청했다.마우이섬의 한 주민은 BBC에 "사흘 전 우리 주민들이 (산불을 피하려다) 바다에 빠져 죽었는데 바로 다음 날 관광객들이 같은 물속에서 수영했다"며 "여기 주민들은 수영, 스노클링, 서핑하지 않고 있다. 이 비극 속에서 재미를 찾는 이는 아무도 없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