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약초 이야기]⑤ 명의 화타도 감탄한 '꽃의 재상' 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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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기본 한방 약재…꽃이 크고 예뻐 '함박꽃'이라고도 불려
[※ 편집자 주 = 약초의 이용은 인간이 자연에서 식량을 얻기 시작한 시기와 거의 일치할 정도로 오래됐습니다. 오랜 옛날 인류 조상들은 다치거나 아플 때 주위에서 약을 찾았습니다.
그때부터 널리 사용되고, 지금도 중요하게 쓰이는 게 약초입니다.
현재는 한방 약재뿐만 아니라 생명산업, 기능성 식품, 산업 소재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2023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 9월 개최를 앞두고 우리 전통 약초와 관련한 이야기, 특성, 효능 등이 담긴 기사를 연재합니다.
] 중국 후한 시대 전설적 명의로 이름 높았던 화타는 젊은 시절부터 실험정신이 왕성해 갖가지 약초를 집 주변에 심어 놓고 일일이 그 효능을 연구했다. 하루는 작약의 약효를 잘 알아봐 달라는 부탁이 들어와 마당 한 편에 이를 심어 놓고 꽃과 잎사귀를 맛보았다.
밍밍하기 그지없는 맛에 '어디 약으로 쓸까'라고 생각하며 별생각 없이 내버려 두었다.
그런데 다음날부터 밤만 되면 집 밖에서 여인이 구슬프게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흠칫 놀라 창밖을 내다보면 달빛 아래 머리에 붉은 꽃을 꽂은 여인이 있는 것이었다.
괴이하다 싶어 밖으로 나가면 아무도 없이 여인이 서 있던 자리에 작약만 있을 뿐인 일이 반복됐다.
화타는 이 기현상을 쉽사리 납득할 수 없어 고개만 갸웃할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화타 부인이 아침을 준비하다 손에 상처가 났다.
화타는 온갖 약초를 상처에 가져다 붙여봤지만, 도무지 피가 멎질 않았다.
그러다 문득 구슬프게 울던 여인 생각이 떠올라 마당에서 작약 뿌리를 캐 부인 상처에 싸매어 붙였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피가 멈추고 통증 또한 사라졌다.
화타는 부인에게 "당신이 손가락을 다치지 않았으면 이렇게 좋은 약초가 그냥 묻힐 뻔했소. 덕택에 큰 깨달음을 얻었소이다"라고 말했다.
작약은 물레나물목 여러해살이풀로 뿌리를 약재로 쓰는 약용작물이다.
한자 '작'(芍)은 얼굴이나 몸가짐이 아름다운 모양을 뜻해 이름을 풀어쓰면 '아름다운 약초'가 되며 꽃이 함지박처럼 크고 예뻐 함박꽃이라고도 불린다.
화타의 사례에서 칼에 베인 상처에 지혈 작용을 하는 사례로 이용되지만, 실제 작약의 쓰임새는 폭넓다.
뿌리를 삶아서 말리냐, 그대로 말리냐에 따라 백작약과 적작약으로 나뉘는데 백작약은 기능을 보강하는 효능이 있다.
적작약은 소염과 해열은 물론 근골격과 혈관 어혈로 인한 통증, 혈류 순환에 도움이 돼 생리통 및 산후 복통을 개선, 부인병에 많이 처방한다.
수확은 3∼4년 차 가을 또는 봄에 하며 4년근이 수량과 약효 성분이 높다.
화타도 나중에 작약을 자세히 연구해 혈액순환 촉진 및 진통 등 여러 효능을 밝혀냈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당귀, 천궁, 황기, 지황과 더불어 5대 기본 한방 약재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널리 쓰인다.
함박꽃이라는 우리말 다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꽃이 넉넉하게 크고 탐스러워 서양에서 약용이 아닌 관상용으로 널리 식재됐다.
크고 화려한 꽃으로 인해 모란과 작약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에서는 모란을 '꽃의 왕'이라 부르며 꽃 중 제일로 꼽았고, 작약은 '꽃의 재상'이라 해 모란 다음으로 여겼다.
2020년 기준 경북 의성과 전북 장수 등 전국 167㏊ 면적에서 1천848t가량을 생산했다.
경남 산청에서는 과거 생초면 지역에 7만2천㎡ 면적으로 작약재배단지를 조성, '생초함박꽃축제'를 개최한 적 있다.
현재는 산청읍에 위치한 약초재배체험단지 1만4천500㎡ 면적에 작약을 기르고 있다. 산청군 관계자는 "작약은 쌍화탕, 작약감초탕, 생화탕 등 재료로 빠짐없이 들어갈 만큼 한방에서 필수적인 약재"라며 "이밖에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는 등 쓰임새가 많아 산청에서도 꾸준히 재배하고 있는 작물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편집자 주 = 약초의 이용은 인간이 자연에서 식량을 얻기 시작한 시기와 거의 일치할 정도로 오래됐습니다. 오랜 옛날 인류 조상들은 다치거나 아플 때 주위에서 약을 찾았습니다.
그때부터 널리 사용되고, 지금도 중요하게 쓰이는 게 약초입니다.
현재는 한방 약재뿐만 아니라 생명산업, 기능성 식품, 산업 소재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2023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 9월 개최를 앞두고 우리 전통 약초와 관련한 이야기, 특성, 효능 등이 담긴 기사를 연재합니다.
] 중국 후한 시대 전설적 명의로 이름 높았던 화타는 젊은 시절부터 실험정신이 왕성해 갖가지 약초를 집 주변에 심어 놓고 일일이 그 효능을 연구했다. 하루는 작약의 약효를 잘 알아봐 달라는 부탁이 들어와 마당 한 편에 이를 심어 놓고 꽃과 잎사귀를 맛보았다.
밍밍하기 그지없는 맛에 '어디 약으로 쓸까'라고 생각하며 별생각 없이 내버려 두었다.
그런데 다음날부터 밤만 되면 집 밖에서 여인이 구슬프게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흠칫 놀라 창밖을 내다보면 달빛 아래 머리에 붉은 꽃을 꽂은 여인이 있는 것이었다.
괴이하다 싶어 밖으로 나가면 아무도 없이 여인이 서 있던 자리에 작약만 있을 뿐인 일이 반복됐다.
화타는 이 기현상을 쉽사리 납득할 수 없어 고개만 갸웃할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화타 부인이 아침을 준비하다 손에 상처가 났다.
화타는 온갖 약초를 상처에 가져다 붙여봤지만, 도무지 피가 멎질 않았다.
그러다 문득 구슬프게 울던 여인 생각이 떠올라 마당에서 작약 뿌리를 캐 부인 상처에 싸매어 붙였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피가 멈추고 통증 또한 사라졌다.
화타는 부인에게 "당신이 손가락을 다치지 않았으면 이렇게 좋은 약초가 그냥 묻힐 뻔했소. 덕택에 큰 깨달음을 얻었소이다"라고 말했다.
작약은 물레나물목 여러해살이풀로 뿌리를 약재로 쓰는 약용작물이다.
한자 '작'(芍)은 얼굴이나 몸가짐이 아름다운 모양을 뜻해 이름을 풀어쓰면 '아름다운 약초'가 되며 꽃이 함지박처럼 크고 예뻐 함박꽃이라고도 불린다.
화타의 사례에서 칼에 베인 상처에 지혈 작용을 하는 사례로 이용되지만, 실제 작약의 쓰임새는 폭넓다.
뿌리를 삶아서 말리냐, 그대로 말리냐에 따라 백작약과 적작약으로 나뉘는데 백작약은 기능을 보강하는 효능이 있다.
적작약은 소염과 해열은 물론 근골격과 혈관 어혈로 인한 통증, 혈류 순환에 도움이 돼 생리통 및 산후 복통을 개선, 부인병에 많이 처방한다.
수확은 3∼4년 차 가을 또는 봄에 하며 4년근이 수량과 약효 성분이 높다.
화타도 나중에 작약을 자세히 연구해 혈액순환 촉진 및 진통 등 여러 효능을 밝혀냈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당귀, 천궁, 황기, 지황과 더불어 5대 기본 한방 약재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널리 쓰인다.
함박꽃이라는 우리말 다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꽃이 넉넉하게 크고 탐스러워 서양에서 약용이 아닌 관상용으로 널리 식재됐다.
크고 화려한 꽃으로 인해 모란과 작약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에서는 모란을 '꽃의 왕'이라 부르며 꽃 중 제일로 꼽았고, 작약은 '꽃의 재상'이라 해 모란 다음으로 여겼다.
2020년 기준 경북 의성과 전북 장수 등 전국 167㏊ 면적에서 1천848t가량을 생산했다.
경남 산청에서는 과거 생초면 지역에 7만2천㎡ 면적으로 작약재배단지를 조성, '생초함박꽃축제'를 개최한 적 있다.
현재는 산청읍에 위치한 약초재배체험단지 1만4천500㎡ 면적에 작약을 기르고 있다. 산청군 관계자는 "작약은 쌍화탕, 작약감초탕, 생화탕 등 재료로 빠짐없이 들어갈 만큼 한방에서 필수적인 약재"라며 "이밖에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는 등 쓰임새가 많아 산청에서도 꾸준히 재배하고 있는 작물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