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EO 연착륙 두고 엇갈린 반응…게임·부동산·광고 "이미 침체"

요식업·소비재·은행 등 경기 전망 낙관적
내년 상반기 완만한 침체 있을 수 있어
부동산·광고 등 "이미 침체 빠졌다"
재고 쌓이고 신규 계약 부진

미국 경제가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을 것이란 '소프트랜딩(soft landing‧연착륙)'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엇갈린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경제의 경착륙 전망에 대해 각 산업별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2분기 실적 발표와 컨퍼런스콜을 종합해 보도했다. 요식업과 소비재, 은행 등 관련 기업은 경기에 대해 낙관적이고 침체가 발생하더라도 경미할 것이라고 보는 반면 콘텐츠 제작사나 광고, 게임, 부동산 업체 등은 침체를 예상하며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월가에서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데 기대가 커지면서 주식 시장이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JP모간체이스,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 대형 은행들은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모두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외식 업계는 낙관적이다. 치크케이크팩토리의 재무책임자인 매트 클라크는 "레스토랑 체인의 매출이 분기마다 개선되고 있다"며 "지난 한 달 동안 뉴스와 대화의 내용이 둠스데이(doomsday·심판의 날) 시나리오에서 연착륙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패스트푸트 업체인 웬디스의 경영자들은 "기껏해야 약간의 경기침체가 있을 것이고, 아마 전혀 침체가 없을수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의 지갑이 조금씩 닫히고 있다는 징후도 보인다. 카렌 린치 CVS CEO는 "소비자의 행동이 약간 후퇴하고 있다"고 전했다. 맥도날드 경영진 역시 소비 심리가 개선되고 있지만 2019년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세계적인 생활용품 업체인 크로락스의 린다 렌들 CEO는 내년 상반기 완만한 경기 침체를 예상하면서 "높아진 생산비용에 따라 올해 하반기 제품 가격을 인상하게 되면 소비자들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어려운 업종도 많다. 오버스톡닷컴의 CEO인 조나단 존슨은 "미국 경제가 불황을 피한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가구와 주택 건설업은 이미 침체에 빠졌다"며 "재고가 과잉 상태이고, 얼마나 빨리 정상화할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의류 업계 역시 재고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광고주와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이미 장기간 침체에 빠졌다고 말했다. 라마 애드버타이징(LAMR)의 션 라일리 CEO는 "고객들이 재계약과 신규 계약을 맺는데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비디오게임 회사인 테이크투인터랙티브 소프트웨어의 스트라우스 젤닉 CEO는 "우리는 18개월 동안 불황을 겪었다"고 토로했다.부동산 회사는 미국 금리인상의 직격탄을 맞았다. 오언 토스마 보스톤 부동산 CEO는 "강력한 노동시장과 함께 경제가 건전하게 발전하길 바란다"면서도 "이르면 올해말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