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꽉 찼다"…호캉스족, 해외여행에도 K호텔 '대박' 이유

해외여행 폭증에도 '초대박'
"중국인까지 온다" 호텔들 '환호'

웨딩·뷔페 예약 꽉 차더니
호캉스 줄어도 웃음 지은 호텔

호텔업계, 2분기 줄줄이 호실적
외국인 관광객 유입에 투숙률 개선
연회·식음 매출도 개선세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호텔업계가 지난 2분기 실적 축포를 터뜨렸다. 해외여행 수요 폭발에도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등 행사 수요가 유입되며 투숙률이 개선된 덕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 등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의 호텔 사업(파르나스호텔) 부문은 올해 역대 최대 2분기 실적을 거뒀다. 파르나스호텔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각각 51.1%, 170.4% 증가한 1236억원, 219억원을 올렸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투숙율 개선, 결혼식(웨딩) 등 연회 관련 매출 증가가 호실적 요인으로 꼽혔다. 5성급 호텔인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와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경우 2분기 투숙률이 지난해 2분기보다 각각 16.0%포인트, 16.4%포인트 뛴 85.9%, 76.6%로 상승했다. 비즈니스호텔 나인트리도 투숙률이 15.0%포인트 오른 89.7%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여파로 국내 호캉스(호텔+바캉스)객이 줄었지만 외국인 투숙객이 빈자리를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한국인 대상 객실 판매 비중은 30.1%포인트 급락한 31.3%로 주저앉았지만 미국인(판매비중 상승률 11.8%P) 판매비중이 31.9%로 확대됐고 아시아(7.7%P)와 기타(10.7%P) 판매 비중도 늘었다.

'작은 사치'(스몰럭셔리) 문화 확산으로 수혜를 입은 식음(F&B)와 웨딩을 비롯한 연회 관련 매출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파르나스호텔 관계자는 "MICE 행사 및 웨딩 유치로 2분기 연회 매출이 53.2% 늘었고, 식음 매출도 38.8% 증가하면서 유의미한 증가를 보였다"고 자평했다.신세계 계열 호텔 관련 기업도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이마트 자회사 조선호텔앤리조트는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9%, 507.1% 증가한 1385억원, 85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 계열사 신세계센트럴시티 역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9%, 33.8% 증가한 891억원, 87억원을 거뒀다. 호텔 투숙객수 회복과 터미널 수익 증가 등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명동 거리. 사진=최혁 기자
앞서 실적을 발표한 호텔신라의 호텔&레저 부문에서는 비즈니스 호텔인 '신라스테이' 매출 증가가 돋보였다. 제주호텔 매출이 19% 감소했지만 신라스테이와 서울호텔 매출이 각각 28%, 15% 증가해 전체 호텔부문 매출이 2% 증가한 1588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사업부 영업이익은 240억원으로 15% 감소했지만 이는 위탁 사업 관련 일회성 수수료로 지난해 2분기 기저가 높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신라호텔 서울·신라스테이의 호조세로 지난해 일회성 이익(약 100억원)을 감안히먄 호텔&레저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실질적으로는 약 60억원 가량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여행을 6년 만에 전격 허용하면서 하반기 호텔업계의 추가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2017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한한령이 장기화하며 사실상 끊겼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의 입국이 재개되면 관련 숙박 수요가 폭증할 것이란 기대감이다.

업계는 부랴부랴 관련 상품 등을 기획하고 나섰다.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는 중국 온라인여행사 씨트립과 손잡고 K-호캉스 상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씨트립의 대표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보스 라이브 쇼'에서 다음달 8일 파라다이스시티 생방송을 진행하고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중국 중추절과 국경절, 내년 춘절 수요를 겨냥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말 16만8000명까지 늘어난 중국인 입국자 수가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12월 수준으로 회복하면 지금보다 3배 이상 많은 중국인이 국내에서 지갑을 열 수 있다"며 "내수 소비에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