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속 상장 VC 절반, 실적 곤두박질... "하반기 회복될 것"[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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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실적 공시 시즌입니다. 상장 벤처캐피털들은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투자 혹한기 속에서 투자 자산의 평가 가치 하락으로 실적이 악화되는 기조를 보였지만, 일부 회사들은 회수 성과를 바탕으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습니다. 주요 상장 벤처캐피털(VC)들의 상반기 희비가 엇갈렸다. 벤처투자 '혹한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기업의 기업가치가 하락하면서 전년 대비 실적이 악화된 VC가 속속 나타났다. 다만 상반기 펀드 만기가 도래해 청산했거나 투자기업의 엑시트(회수) 성과를 거둔 경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운용자산(AUM) 1조2000억원대를 굴리는 대형 VC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상반기 매출(영업수익) 113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845억원)보다 80% 이상 낮아진 수치다. 1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전환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이 같은 실적은 투자조합수익의 하락 탓이다. VC의 주요 수익원인 투자조합수익은 투자 포트폴리오 회사의 기업가치로 평가되는 조합지분법이익, 운용 펀드의 관리보수와 성과보수 등으로 구성된다. 관리보수는 VC가 펀드를 운용하는 대가로 출자자(LP)로부터 받는 금액으로, 통상 펀드 규모의 1~2% 수준을 가져간다. 성과보수는 펀드의 내부수익률(IRR)이 일정 기준을 넘을 경우 초과수익의 통상 20% 정도를 받는 일종의 '성과급' 개념이다.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성과보수는 지난해 상반기 713억원에서 올 상반기 3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엔 두나무 등에 투자해 '잭팟'을 터뜨린 2030억원 규모 '에이티넘고성장기업투자조합' 등이 본격적인 회수 성과를 거두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이를 비롯해 지난해 상반기엔 1455억원을 회수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778억원을 회수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대박'을 내 올해는 상대적으로 기저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또 다른 대형 VC인 DSC인베스트먼트 역시 상반기 실적이 주춤했다. 매출 158억원, 영업이익 19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1%, 90%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엔 두나무, 무신사 등 주요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포트폴리오에 대한 부분 회수가 이뤄지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올해는 투자자산의 기업가치가 떨어지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대표적으로 두나무는 장외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3조원 수준인데, 1년 전에 비하면 60%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중견 VC인 스톤브릿지벤처스도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반토막났다. 지난해엔 37.9%의 수익률로 청산을 시작한 '성장 디딤돌 펀드'를 필두로 상반기 성과보수만 104억원을 챙겼지만, 올 상반기에는 발생한 성과보수가 5억원에 그쳤다. 그밖에 미래에셋벤처투자, 대성창투, TS인베스트먼트, 린드먼아시아 등도 실적이 악화됐다.VC들의 실적이 나빠진 건 시장에 불어닥친 한파에 따른 영향이 크다. 우선 벤처투자 시장에서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하락할 경우 이 회사들에 지분을 투자한 VC의 지분법이익도 덩달아 줄어든다. 또 기업공개(IPO) 등 회수 시장의 침체로 자산을 제때 매각하지 못하거나 낮은 가격에 팔 경우 펀드 실적이 악화돼 성과보수에도 악영향을 준다. LP들이 지갑을 닫으며 VC들이 신규 펀드 결성에 어려움을 겪으면 관리보수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상반기 인센티브를 가장 많이 챙긴 '연봉 킹' 심사역은 김제욱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이었다. 김 부사장은 상반기 보수총액으로 44억4700만원을 가져갔다. 두나무, 직방, 리디 등의 투자를 주도한 인물이다.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261억원의 상여금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일환 스톤브릿지벤처스 파트너도 12억2700만원의 보수를 챙겨 10억원 이상 고연봉자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하반기부터 점차 투자시장이 회복되기 시작하면 VC 실적도 자연스레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액은 4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VC들이 '역대급' 실적을 거뒀던 2021년엔 신규 벤처투자액이 7조6802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혹한기 속 '주춤'한 VC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실적을 공개한 상장 VC 14곳 중 7곳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했다.운용자산(AUM) 1조2000억원대를 굴리는 대형 VC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상반기 매출(영업수익) 113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845억원)보다 80% 이상 낮아진 수치다. 1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전환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이 같은 실적은 투자조합수익의 하락 탓이다. VC의 주요 수익원인 투자조합수익은 투자 포트폴리오 회사의 기업가치로 평가되는 조합지분법이익, 운용 펀드의 관리보수와 성과보수 등으로 구성된다. 관리보수는 VC가 펀드를 운용하는 대가로 출자자(LP)로부터 받는 금액으로, 통상 펀드 규모의 1~2% 수준을 가져간다. 성과보수는 펀드의 내부수익률(IRR)이 일정 기준을 넘을 경우 초과수익의 통상 20% 정도를 받는 일종의 '성과급' 개념이다.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성과보수는 지난해 상반기 713억원에서 올 상반기 3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엔 두나무 등에 투자해 '잭팟'을 터뜨린 2030억원 규모 '에이티넘고성장기업투자조합' 등이 본격적인 회수 성과를 거두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이를 비롯해 지난해 상반기엔 1455억원을 회수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778억원을 회수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대박'을 내 올해는 상대적으로 기저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또 다른 대형 VC인 DSC인베스트먼트 역시 상반기 실적이 주춤했다. 매출 158억원, 영업이익 19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1%, 90%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엔 두나무, 무신사 등 주요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포트폴리오에 대한 부분 회수가 이뤄지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올해는 투자자산의 기업가치가 떨어지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대표적으로 두나무는 장외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3조원 수준인데, 1년 전에 비하면 60%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중견 VC인 스톤브릿지벤처스도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반토막났다. 지난해엔 37.9%의 수익률로 청산을 시작한 '성장 디딤돌 펀드'를 필두로 상반기 성과보수만 104억원을 챙겼지만, 올 상반기에는 발생한 성과보수가 5억원에 그쳤다. 그밖에 미래에셋벤처투자, 대성창투, TS인베스트먼트, 린드먼아시아 등도 실적이 악화됐다.VC들의 실적이 나빠진 건 시장에 불어닥친 한파에 따른 영향이 크다. 우선 벤처투자 시장에서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하락할 경우 이 회사들에 지분을 투자한 VC의 지분법이익도 덩달아 줄어든다. 또 기업공개(IPO) 등 회수 시장의 침체로 자산을 제때 매각하지 못하거나 낮은 가격에 팔 경우 펀드 실적이 악화돼 성과보수에도 악영향을 준다. LP들이 지갑을 닫으며 VC들이 신규 펀드 결성에 어려움을 겪으면 관리보수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연봉 킹'은 44억 챙겨... "하반기 회복될 것"
반면 상반기 회수 성과를 거둔 VC들은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와 함께 VC '대장주' 자리를 다투는 아주IB투자는 상반기 매출 405억원, 영업이익 15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7배 넘게 늘어났다. 지난 3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회사 나노팀은 멀티플 30배로 회수를 진행하고 있다. 또 신약 개발사 지아이이노베이션, 마스크팩 시트 소재 회사 셀바이오휴먼텍 등도 상장에 성공했다. 펀드 2개도 신규 결성해 관리보수도 늘어났다.상반기 새롭게 증시에 입성한 LB인베스트먼트도 호실적을 거뒀다. 매출 129억원, 영업이익 41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72%, 영업이익은 세 배 가까이 늘었다. 하이브, 직방, 에이블리 등을 발굴한 LB인베스트먼트는 올 초 마음AI, 스튜디오미르 등에 대한 투자금을 일부 회수했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나우IB, SBI인베스트먼트도 실적을 방어했다.상반기 인센티브를 가장 많이 챙긴 '연봉 킹' 심사역은 김제욱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이었다. 김 부사장은 상반기 보수총액으로 44억4700만원을 가져갔다. 두나무, 직방, 리디 등의 투자를 주도한 인물이다.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261억원의 상여금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일환 스톤브릿지벤처스 파트너도 12억2700만원의 보수를 챙겨 10억원 이상 고연봉자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하반기부터 점차 투자시장이 회복되기 시작하면 VC 실적도 자연스레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액은 4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VC들이 '역대급' 실적을 거뒀던 2021년엔 신규 벤처투자액이 7조6802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