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조짐 보이는 대만의 AI 투자

우건의 아시아 주식 이야기

서버·메인보드·부품업체
장밋빛 전망에 주가 폭등
챗GPT와 엔비디아의 눈부신 실적에 힘입어, 인공지능(AI)이 정보통신(IT) 산업의 화두로 부상했다. AI서버향 매출이 얼마나 되는지, 그로 인한 이익 기여도는 얼마나 될지를 파악하는 것이 IT산업 투자에서 거의 유일한 분석이 돼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IT산업 비중이 높은 대만 시장에서는 이러한 특징이 더 두드러지고 있다.

AI 관련 수혜 기업은 크게 맞춤형 반도체(ASIC)를 만드는 기업들, 엔비디아향 서버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보드를 공급하는 기업들, 해당 분야에 재료와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들 정도가 있다. 장기적으로 맞춤형 반도체 디자인 및 생산에 관여하는 업체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에는 알칩, GUC, 파라데이 등이 상장되어있고, 미국에는 브로드컴과 마벨이 주요 업체다. AI가 발전함에 따라 소규모의 기업에서 고성능 ASIC 주문이 늘어나면서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최근에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기업들은 지난 10여년간 재미없는 실적을 기록하던 서버 및 메인보드 조립업체들이다. 위스트론, 콴타, 위윈, 인벤텍, 기가바이트 등이다. 단순조립 사업을 하던 이런 업체들은 서버 한 대당 10% 미만의 마진을 남겨왔으나, 최근 엔비디아의 ‘DGX-H100’ 서버 출시로 20%가 넘는 고마진을 남길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가 폭등했다. 하지만 업의 본질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서버 조립업체일 뿐이다. 이들 업체의 고성능 서버 비중은 여전히 3% 미만이다.

다음은 AI향 서버에 사용되는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이다. 파워모듈을 납품하는 델타와 라이트온, GPU기판을 납품하는 유니마이크론, 난야피씨비, 고성능 CCL을 공급하는 엘리트머트리얼, TUC 등의 업체들이다. 이들은 서버당 사용되는 부품의 양이 적게는 4배 많게는 10배까지 증가한다는 전망을 바탕으로 최근 주가가 엄청난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서버 전체 시장 중 고마진의 고성능 서버는 3% 수준이다.

후공정 장비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홍콩에 상장된 ASMPT, 유럽에 상장된 BESI, 대만 업체인 Chroma 등이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하이브리드본더나 써멀컴프레션본더의 경우, 2030년경이 되면 30억 달러 규모의 성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실질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꼼꼼하게 따져봐야한다.

우건 매뉴라이프자산운용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