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인적왕래 재개되나…"압록강철교서 단둥-신의주 버스 이동"

본격 왕래 전 '예행연습' 추정…태권도선수단·유학생 등 왕래 재개 관측
코로나19 대유행으로 4년 가까이 굳게 닫혔던 북한과 중국 간의 압록강 경유 인적 왕래가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5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이날 오전 북중 접경인 랴오닝성 단둥의 압록강철교(중국식 명칭은 중조우의교)를 통해 북한 신의주로 버스와 승합차 1대씩을 보냈다가 오후에 복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버스에는 밀수 혐의로 중국 공안에 붙잡힌 북한 선원들이 타고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 소식통은 "최근 중국에서 대대적인 밀수 단속이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적발된 북한 선원들이 송환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이미 화물 운송을 재개한 북한과 중국이 본격적인 대규모 인적 교류를 앞두고 국경 출입과 통관 절차 등의 '예행연습'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최근 압록강철교 주변에선 중국 측 관계자들이 신의주로 향하는 철교의 철로·도로 시설 곳곳을 점검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는 목격담도 나온다.

북한이 이달 19∼26일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국제태권도연맹(ITF) 세계선수권대회에 100여 명의 선수단을 파견할 것이라는 예상도 신의주-단둥 인적 교류 재개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북한 선수단은 버스나 열차 등을 이용해 압록강을 건너 단둥으로 간 뒤 열차로 베이징으로 이동,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에 하루가량 머물고 항공편으로 카자흐스탄으로 떠나게 될 것으로 소식통들은 내다봤다.

북한이 베이징 대사관에 수용 중인 북한 유학생 수백명을 곧 귀국시킬 계획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 범법 행위를 하다 북한 보안요원에 적발돼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지내던 음식점 종업원 등도 함께 북한으로 돌아가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주중 북한대사관 안에는 중국을 일시 방문하거나 해외를 오가는 북한인들이 잠시 머무는 용도로 4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 시설이 있는데, 코로나19 발생 이후 귀국하지 못한 사람들로 인해 포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자 2020년 1월 국경을 봉쇄하고 인적 왕래를 전면 중단했다.

그러다 작년 1월 북중 화물열차 운행을 재개했고, 올해 들어선 원정리∼중국 훈춘, 무산∼중국 난핑 통상구에 대해 제한적으로 화물 트럭 운행을 다시 시작했다.

작년 9월 재개된 압록강철교 화물 열차 왕래는 하루 한두 차례씩 이어지고 있다.

북한은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 기념일) 70주년을 맞은 지난달 27일 국경 폐쇄 이후 처음으로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을 평양으로 초청하며 다시금 '외국 손님'을 맞았다.

북한이 이번에 ITF 세계선수권대회 선수단을 파견하고, 중국 내 유학생 등을 귀국시키면 국경 봉쇄 이후 3년 8개월 만에 첫 북중 국경 간 대규모 인력 왕래가 이뤄지는 셈이 된다. 이를 계기로 전면적인 국경 개방과 인적 왕래가 성사될지도 관심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