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동산 이어 금융까지 흔들…상수가 된 '中 디플레이션' 리스크

중국 경제에 부동산발(發) 연쇄 디폴트(채무 불이행) 리스크가 덮쳤다. 매출 1위 부동산개발회사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상반기에 최대 76억달러(약 10조원)의 손실을 내며 채권 이자를 갚지 못했다. 회사채 거래가 지난 주말부터 중단된 비구이위안은 30일 유예기간 내에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면 부도를 맞는다. 비구이위안 파산이 현실화하면 부동산업계 연쇄부도와 외국 자본의 탈중국이 불가피하다.

헝다의 디폴트 선언이 있었던 2년 전보다 상황이 심각하다. 국유 부동산개발업체 위안양그룹(시노오션)이 디폴트로 치닫는 등 위기가 급속 확산 중이다. 위기가 부동산시장을 넘어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조짐도 감지된다. 중국 최대 민영자산관리그룹(중즈계) 산하의 중룽국제신탁이 부동산 투자 실패로 최대 6000억위안(약 110조원)의 지급 중단 위기에 직면했다. 2008년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과 유사한 중국판 리먼 사태로 치달을 것이란 우려까지 제기된다.일련의 사태는 중국의 디플레이션이 점점 상수가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소비·수출 부진이 극심한 와중에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부동산까지 연쇄 디폴트에 빠지면 중국 경제는 사면초가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정책 수단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게 더 큰 문제다. GDP 대비 총부채비율이 282%(추정)에 달해 대규모 부양책은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위험을 부를 수 있는 모험이다. 외부로부터의 도움도 기대하기 어렵다. 1분기 외국인 직접투자가 25년 만의 최저로 추락했고, 미국은 최근 반도체 양자컴퓨터 인공지능 등 첨단산업에 대한 대중 투자를 원천봉쇄했다.

중국의 추락은 돈을 쏟아부어 시장을 떠받치는 경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올해 중국 상황이 1980년대 부동산 거품이 터진 후의 일본과 비슷할 수 있다”(FT)는 경고까지 나온다. 중국의 부진은 한국 경제가 돌파해야 할 최우선 리스크다. 당장 반도체 대중 수출 회복 등을 통한 상저하고 기대가 물 건너갈 공산이 크다. 일본에 성장률을 역전당할 만큼 취약해진 한국 경제의 잠재력 회복도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대체 시장 개발과 규제 완화 가속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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