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 넥타이' 매고 "자유" 27번 외친 윤석열 대통령

광복군 출신 애국지사와 입장
영상에 이승만·김구 발언 소개
15일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은 대통령 입장 순서부터 예년과 달랐다. 윤석열 대통령은 경호 인력을 최소화하고 광복군 출신 독립유공자인 오성규·김영관 애국지사와 함께 들어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일본에서 영구귀국한 오 지사의 휠체어 속도에 맞춰 입장했고, 김 지사에게는 길을 안내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경축식장에 먼저 도착해 오 지사와 김 지사를 맞이했다.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윤 대통령이 맨 하늘색 넥타이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넥타이는 지난해 대통령 취임식을 포함해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윤 대통령이 착용했다. 한 참모는 “이번 광복절 경축사는 취임사와 비슷하게 공을 들였다”며 “왜 정치를 시작했는지, 어떤 방향으로 국정을 이끌지 등에 대한 내용이 다 담겨 있다”고 말했다. 연설 분량은 3776자로 올해 삼일절 기념사(1325자)의 세 배에 이른다. 경축사를 통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자유(27번)였다.

행사장에 상영된 영상을 통해서는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백범 김구 선생, 윤봉길 의사의 발언이 소개됐다. 이 전 대통령의 “민주정체의 요소는 개인의 근본적 자유를 보호하는 것”이라는 발언에 이어 “자유 있는 나라의 법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에서 나온다”는 김구 선생의 발언이 이어졌다. 지난 9일 윤 대통령이 독립유공자 초청 오찬에서 “공산주의를 반대한 김구 선생과 이승만 전 대통령은 같은 편인데 왜 후세 사람들이 나누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중국에서 국권 회복에 헌신한 고(故) 김현수 선생의 후손 김용수 씨 등 독립유공자 후손 5명에게 정부 포상을 수여했다. 행사 마지막 순서인 만세삼창은 수단 교민을 탈출시키는 ‘프라미스’ 작전에 참여한 길한빛 공군 대위와 누리호 발사 성공 유공자인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본부장 등의 선도로 진행됐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