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영화감독] 그가 상상하면 영화가 된다…'천재 감독' 크리스토퍼 놀런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다크나이트’(2008), ‘인터스텔라’(2014) 등 블록버스터 영화를 제작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1970~)은 엄격한 가톨릭 기숙학교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보수적이고 답답한 분위기에서 유일한 낙은 공상이었다. 그는 홀로 여러 가지 상상을 하면서 영화감독의 꿈을 키웠다.

놀런 감독은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영문학과에 진학한 뒤에도 꿈을 놓지 않았다. 영문학보다 영화 동아리에 더 열정을 갖고 활동했다. 졸업 후에는 카메라 기사로 일하면서 주말마다 틈틈이 각본을 쓰고, 영화를 찍었다.그렇게 탄생한 게 첫 데뷔작 ‘미행’(1998)이다. 제작비가 6000달러밖에 안 되는 저예산 영화였지만, 큰 호응을 얻었다.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등에서 상을 받고, 북미에선 제작비의 8배에 달하는 수익을 냈다. 이후 ‘메멘토’ ‘다크나이트’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을 줄줄이 흥행시키면서 거장 반열에 올랐다.

놀런은 컴퓨터그래픽(CG)을 멀리 하는 감독으로도 유명하다. 필름의 화질과 질감을 잘 살리기 위해 ‘아날로그 제작 방식’을 고수한다. 그래서 그는 관객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꼭 아이맥스로 봐달라고 당부하기도 한다. 15일 개봉한 ‘오펜하이머’에서도 CG 없이 버섯구름 등 명장면을 구현했다.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흑백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한 작품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