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들 등급 강등할 수도"…피치, 또 '경고'

"은행업 등급 강등시 JP모건 등 최우량은행도 내려야"
"불가피한 것은 아니며 위험 알리는게 목적"

신용평가사인 피치 레이팅스는 미국 은행에 대한 전면적인 등급 강등을 초래해야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15일(현지시간) 피치 레이팅스의 분석가인 크리스 울프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미국 은행업계 점수가 AA-에서 A+로 한단계 더 낮아진다면 JP모건 까지 포함해 70개 이상의 미국 은행에 대한 등급이 재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평가사는 지난 6월 미국 은행업계의 건전성에 대한 평가를 하향 조정했으나 당시 은행에 대한 신용 등급 강등이 수반되지 않아서 주목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피치는 그러나 미국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이 불가피한 것은 아니며 실제적 위험이 있음을 시장에 알리는데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채권 투자시 참고가 되는 신용등급과 관련, 신용평가 회사들은 최근 시장을 흔들었다. 지난 주 무디스는 10개 미국 중소 은행의 신용 등급을 강등했으며 다른 17 개 은행에 대해서도 추가적 강등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달 초 피치는 미국의 정치적 기능 장애와 연방 부채 부담 증가를 들어 미국의 장기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이는 JP모건의 CEO인 제이미 다이먼 등 금융계 리더들과 경제학자들의 조롱을 받기도 했다고 CNBC는 밝혔다.

피치는 지난 6월에 3월의 지역 은행 도산에서 드러난 규제 격차 및 금리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미국 금융산업의 ‘운영 환경’점수를 AA에서 AA-로 내렸다.

여기서 A+로 추가로 강등할 경우의 문제는 자산 기준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처럼 현재 AA- 등급인 은행들이 은행업 운영환경보다 높은 등급일 수 없어 자동으로 A+로 강등된다는 것이다.

피치 기준 현재 미국 금융산업 최고 등급인 AA-는 JP모건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스테이트스트리트, 뱅크오브뉴욕멜론 등이다.

JP모건과 같은 최상위 기관의 신용 등급이 강등되면 모든 미국 은행이 연쇄적으로 하향되며 이 경우 현재 투자 적격의 하한선인 BBB 등급을 보유한 소형 금융회사들이 졸지에 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떨어질 수 있다.

이 분석가는 피치 레이팅스가 은행업계를 강등할 가능성의 또 다른 요인은 연준의 금리경로라고 분석가는 말했다.

분석가는 연준이 어디서 멈출지 모르며 이것이 은행 시스템에는 매우 중요한 압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업의 대출 불이행이 역사적인 평균 수준보다 높을 경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채무 불이행은 대개 금리인상 환경에서 증가하는데 사무용 빌딩 대출 채무 불이행이 소규모 은행에 미치는 영향은 고금리가 지속되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에 대한 광범위한 신용등급 강등이 가져올 영향은 예측하기 어렵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무디스의 신용등급 인하 여파로 강등된 은행들이 채권을 발행할 때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며 이는 은행의 이익마진 악화로 돌아오는 악순환이 된다고 지적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