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원도심서 탐라국 '칠성대' 추정 유적 발견

"탐라 역사ㆍ문화적 가치 커…종합적 검증·복원 필요"

제주시 원도심에 탐라국(耽羅國) 시대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칠성대' 유적이 발굴된 사실이 16일 뒤늦게 알려졌다.
이는 향토사연구가인 강문규 전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과 제주 도시재생센터 홍명환 원장이 칠성대 위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칠성대는 탐라개국 시기에 도성 안 일곱 곳에 북두칠성의 형태로 축조한 유적으로 탐라의 건국이념과 신앙, 탐라도성 모습, 당시 사회상 등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유적이다.

탐라는 3∼12세기 초 제주도에 존재했던 고유의 독자성을 지닌 고대 독립국이었다. '섬나라'란 의미를 지닌 탐라는 고립된 섬에 머물지 않고, 동아시아 바다를 무대로 주변국들과 문물 교역 및 사절 외교를 활발하게 펼치며 부강한 나라를 만들어 나갔다.

조사팀은 지난 5월부터 7개소의 칠성대의 원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제주성내고적도'를 비롯한 칠성대 관련 자료와 칠성대가 일제에 의해 훼손돼 철거되기 이전인 '1914년도 지적도' 등을 바탕으로 추적·조사해 왔다.

조사팀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제주시 이도1동 1491-1번지, 1491-4번지 일대 '중앙로 상점가 주차장 복층화 사업' 부지 발굴 조사 과정에서 칠성대의 한 곳으로 추정되는 원형(圓形)과 팔각형의 유구, 제단석으로 보이는 유물 등이 출토된 사실을 확인했다. 강문규 전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은 "칠성대 유적 중 하나가 처음 발굴됐다는 사실은 탐라의 천문ㆍ역사ㆍ문화ㆍ신앙, 도시계획 등의 연구는 물론 새로운 문화 관광자원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명확한 근거를 갖게 된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강 전 연구소장은 "탐라시대 칠성대로 추정되는 유구와 유물이 다량 출토됐음에도 제주시는 철저한 고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들 유구를 흙으로 덮어 보존 처리한 뒤 '중앙로 상점가 주차장 복층화 사업'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칠성대는 탐라의 핵심적 유적이자 1천500여년간 전해 온 소중한 문화유산인 만큼 종합적인 검증을 거친 뒤 사실로 밝혀질 경우 칠성대 복원과 활용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