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억弗 글로벌 필러 시장 잡아라" 진격하는 K제약·바이오기업

생분해성 고분자 필러 개발
삼양홀딩스, 인니·중국 등 공략

휴젤·시지바이오·바이오플러스
아시아 넘어 유럽·중동·남미로
지난 5월 라풀렌 파트너십 계약식 후 이영준 삼양홀딩스 대표(왼쪽)와 에반왕 이신텐트 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삼양홀딩스 제공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필러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국내 필러 시장 규모는 1400억~1600억원 규모다. 글로벌 필러 시장은 매년 11% 성장해 올해는 4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태 넘어 유럽·중동까지

휴젤은 2014년 선보인 히알루론산(HA) 필러 브랜드 ‘더채움(수출명: 레볼렉스, 더말렉스, 퍼스니카)’은 2019년부터 국내 시장에서 선두 제품으로 자리매김했으며 현재 전 세계 38개국 시장에서 브랜드 입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중국에서 품목 허가를 획득하며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중국 보툴리눔 톡신 및 HA 필러 시장에 모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중국 의료미용시장 규모는 2643억위안(약 51조8000억원)에 달했으며, 올해는 3115억위안(약 61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더채움은 지난 2분기 아시아 태평양과 프랑스, 폴란드, 독일, 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매출이 점진적으로 증가했으며, 지난 4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허가받아 판매를 시작했다.

○호주·중남미로 수출 확대

삼양홀딩스 ‘라풀렌’ 삼양홀딩스 제공
시지바이오는 HA 필러 ‘에일린’이 호주 연방의료제품청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시지바이오는 필러 제품군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투자에 집중해 현재 약 31개국에 진출해 있다. 이번 품목허가를 바탕으로 2022년 기준 약 5조원에 달하는 호주의 미용성형 시장에 진출하고 시장 점유율을 적극 확장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바이오플러스는 브라질 식의약품감시국으로부터 히알루론산 필러 ‘더말 필러’ 제품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해 현지에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바이오플러스는 아르헨티나, 페루, 콜롬비아, 에콰도르 등 중남미 주요 국가의 품목허가를 받아 시장에 진출해 있다. 휴온스글로벌의 자회사 휴메딕스도 중국 브라질 중남미에 이어 필러 수출국을 확대하고 있다.

○고급 필러시장 개척

삼양홀딩스는 기존 HL 필러가 아닌 생분해성 고분자 필러(PCL) ‘라풀렌’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제품은 삼양홀딩스가 개발한 안면 성형용 필러다. 의료용 생분해성 고분자 물질인 폴리카프로락톤이 주성분으로 지속시간이 2년 이상 유지된다. 현재 주로 쓰이는 히알루론산 필러보다 지속시간이 두 배 이상 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삼양홀딩스의 특허 기술이 적용돼 이물감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국제학술지에 장기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연구 결과를 게재하는 등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PCL 필러는 일반 히알루론산 필러와 달리 피부 진피 내 콜라겐 생성을 유도해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러운 볼륨감을 나타내는 게 특징이다. 눈 밑, 팔자 주름 등 부분적인 시술에 많이 사용된다. 국내에는 영국 제약사 싱클레어의 ‘엘란쎄’와 라풀렌이 출시돼 있다. 삼양홀딩스는 2021년 국내 허가를 받고 판매 중이다. 현재 국내 유일한 PCL필러 공급업체이기도 하다. 전체 필러 시장에서 PCL 등 고분자 필러 시장은 아직 10% 수준이다. 대부분 비급여 제품이기 때문에 시술비용은 병원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PCL필러 가격은 HA 필러보다 높다.

삼양홀딩스는 해외 시장 개척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4월 인도네시아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해 6월 현지에 출시했다. 5월에는 중국의 의료기기 및 에스테틱 전문기업 항저우 이신텐트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중남미, 동남아 다수의 국가와도 수출 계약을 논의 중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