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의약품 판매사 울고, 비만 치료제 제약사 웃고 [이우상의 글로벌워치]

노보 위고비, 2분기 매출 1조4725억원
릴리 마운자로, 1조3110억원어치 팔려

코로나 백신.치료제 수혜 받은
화이자는 54%, 모더나는 85% 매출 격감
비만 치료제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상반기 인기 비만치료제를 보유한 다국적제약사의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 비만 치료제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제품은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제조사 노보 노디스크)와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일라이 릴리)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매출이 노보노디스크는 32%, 일라이 릴리는 28% 증가했다. 상위 다국적 제약사 중 최고 수준의 증가 폭이다. 두 회사를 제외하면 다른 다국적 제약사 중에선 11% 이상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한 곳이 없었다.노보 노디스크의 2분기 매출은 464억4400만 덴마크 크로네(약 9조97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361억9600만 크로네) 대비 32% 증가했다. 효자 품목은 위고비였다. 11억8100만 크로네에서 75억1800만 크로네(1조 4725억원)로 1년 사이 매출이 537% 증가했다. 체중 감량 효능이 더 우수한 위고비 출신 이후 최전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비만치료제로 인기가 높은 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 또한 13% 증가한 27억8800만 크로네(5460억원) 매출을 냈다.

릴리 또한 마운자로의 인기에 힘입어 매출이 상승했다. 지난해 2분기 64억8800만 달러(8조 6809억원)에서 83억1210만 달러(11조1216억원)로 28% 증가했다. 정확히는 마운자로의 실적이 코로나19 항체 매출 급감과 항암제 ‘알림타’의 실적 악화로 감소한 매출을 훌쩍 상회한 덕분에 매출이 증가했다.

마운자로의 2분기 매출은 9억7970만 달러(1조31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00만 달러 대비 급증했다. 반면, 코로나19 항체 판매 매출은 지난해 1억2900만 달러에서 0달러로 줄어들어 사실상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포스트 코로나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비소세포폐암 등에서 쓰이는 항암제 알림타는 제네릭 판매 증가로 매출이 2억2770만 달러에서 6090만 달러로 79% 감소했다. 릴리의 상반기 매출은 152억72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6.8% 증가했다.국내에선 코로나19가 재유행하고 있지만 관련 매출은 전반적으로 급락했다. 코로나19 의약품으로 지난해 매출 1위 자리에 올랐던 화이자의 매출이 지난 분기 277억4200만 달러에서 127억3400만 달러로 54% 감소했다.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와 백신 매출이 급감한 탓이다.

코로나19 백신 제조사로 잘 알려진 모더나 또한 상반기 매출이 22억600만 달러에서 3억4400만 달러로 84.8% 줄어들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의약품 관련 매출의 감소는 전 세계가 전반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비만 치료제 인기는 상반기 중 반짝이 아니라 앞으로도 장기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는 올해 위고비가 40억 달러 이상(5조 3532억원), 마운자로가 30억 달러(4조149억원)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8월 16일 15시 12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