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중소형 AI' 놓고 카카오와 맞불…'1000억 파라미터'도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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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특화 LLM '바르코' 출시네이버와 카카오가 선점을 노리는 생성 인공지능(AI) 시장에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엔씨소프트가 게임업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중소형 거대언어모델(LLM)을 공개했다. 콘텐츠 창작 기능에 특화하는 쪽으로 승부수를 띄었다. 내년 상반기엔 카카오가 개발 중인 LLM보다 용량이 큰 모델도 내놓기로 했다.
아마존 통해 한 달간 무료 배포
중소형 규모로 콘텐츠 창작에 특화
내년 3월 파라미터 1000억개 규모 LLM 공개 목표
엔씨소프트는 “자체 개발한 한국어 전용 LLM인 ‘바르코’를 아마존의 머신러닝 허브인 ‘세이지메이커 점프스타트’를 통해서 배포한다”고 16일 발표했다. 누구나 아마존의 이 머신러닝 허브를 통해서 한 달 간 바르코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LLM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한 AI의 집합이다. 연산에 활용하는 매개변수(파라미터)의 수에 따라 용량이 결정된다.엔씨소프트가 출시하는 LLM은 파라미터 수 기준으로 13억·64억·130억개 등 3종으로 모두 중소형 규모다. 카카오가 개발 중인 LLM과 규모가 엇비슷하다. 카카오는 올 10월 출시를 목표로 60억~650개 규모 LLM을 테스트하고 있다. 네이버가 이달 24일 선보일 하이퍼클로바X는 파라미터 2040억개를 활용한다. 파라미터 수가 늘면 방대한 연산이 가능하지만 구동 비용이 늘고 응답 속도가 늦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이제희 엔씨소프트 최고연구책임자(CRO)는 “현재까지 공개된 유사한 크기의 한국어 LLM 중 바르코의 성능은 최고”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가 LLM 시장에서 선점하려는 분야는 콘텐츠 창작이다. 이 회사는 다음 달부터 이미지, 텍스트, ‘디지털휴먼’ 등을 생성할 수 있는 AI 플랫폼인 ‘바르코 스튜디오’를 사내에 도입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 중엔 이 플랫폼을 외부에도 공개할 예정이다. AI를 통해 저작권이 공개된 각국 서적을 번역하고 다양한 인물들의 대화 데이터를 구축한 만큼 콘텐츠 창작 시장에서 경쟁 우위가 뚜렷할 것이라는 게 이 회사의 판단이다.
엔씨소프트는 내년 3월 공개를 목표로 파라미터 수 1000억개 규모의 멀티모달 LLM도 개발하고 있다. 멀티모달 LLM은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영상 등도 분석·생성할 수 있는 AI다. 이를 통해 교육, 금융, 바이오 등으로 LLM 사업 범위를 늘려나간다는 구상이다. 엔씨소프트는 연합뉴스, 소프트웨어 업체인 드림에이스 등과 차량용 AI 뉴스 플랫폼도 개발하고 있다.업계에선 생성 AI 서비스가 최근 하락세였던 엔씨소프트의 주가 추이를 반전시킬 카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이 회사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10% 하락한 25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1월 2일) 주가보다 40% 낮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