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8월국회 첫날부터 충돌…행안위·국방위 '반쪽회의' 파행

'잼버리 파행 책임'·'채상병 사망사건' 놓고 與는 불참, 野는 규탄
본회의 일정 협의 '평행선'…노란봉투법·방송법 두고도 대치 계속

여야가 8월 임시국회 첫날인 16일 곳곳에서 충돌하며 파열음을 냈다.보름이 넘는 여름 휴지기를 지나 이날 국회가 다시 문을 열었지만, 여야 간 신경전이 가열되면서 상임위원회가 파행했다.
◇ 與 "전북지사 불러야" 野 "책임 전가"…행안위 파행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 사태 및 폭우 수해와 관련한 현안 질의가 예정됐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만 참석한 채 이날 오전 개의 후 30분도 안돼 끝났다.

대회 집행위원장인 민주당 소속 김관영 전북도지사 출석 여부를 둘러싸고 여야가 대치한 탓이다.국민의힘은 잼버리 파행의 주된 책임이 김 지사에게 있다면서 전체회의 출석을 요구했지만 야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집단으로 불참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물론 김영환 충북도지사, 윤희근 경찰청장도 회의장에 나오지 않았다.

여야는 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양측을 비난하며 장외 설전을 이어갔다.국민의힘 행안위원들은 "김 지사의 출석을 끝끝내 거부한 민주당의 몽니로 전체회의가 사실상 무산됐다"고 주장했고, 민주당 행안위원들도 맞불 기자회견을 열어 "잼버리 사태 책임을 전가하려고 여당은 갑자기 전북지사 출석 생떼를 부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 '채상병 사망사건' 국방위도 파행…與 불참· 野 "진실은폐"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및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한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역시 민주당 요구로 오전에 열렸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개의 40여분 만에 산회했다.

사회를 맡은 한기호 위원장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야 간사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의장에 나오지 않았고,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 군 관계자들도 출석하지 않았다.국민의힘 국방위원들은 민주당의 단독 회의 소집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국회의 오랜 전통인 여야 합의 정신을 무참히 짓밟은 반(反) 국회 세력의 폭거이자 다수 의석을 앞세운 민주당식 독재"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국방위원들은 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여당 의원들의 불참을 규탄하면서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하던 해병대 전 수사단장(박정훈 대령)이 항명 혐의로 입건된 것이 수사 외압이자 진실 은폐 시도라고 주장했다.
◇ 본회의 일정 평행선…노란봉투법·방송법에 갈등 고조
8월 임시국회가 이날 시작됐지만 여야는 본회의, 회기 종료일 등 일정을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문제와 맞물려 신경전이 길어진 점도 작용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3일과 31일 본회의를 두 차례 열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회기 중 검찰이 이 대표 구속영장을 청구해 체포동의안 표결을 할 경우 또 '방탄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에서 회기를 길게 이어가는 데 부담을 느낀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야는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에 직회부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두고도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강행처리 시도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맞대응한다는 방침이다.반면 민주당은 이번에 이들 쟁점 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이 중 하나만이라도 통과시키겠다며 벼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