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출석 이재명 "윤석열 정권 민주주의 파괴에 당당히 맞설 것"

준비된 단상 올라 지지자들에 손 흔들어
사진=연합뉴스
17일 백현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의 소환조사에 열 번이 아니라 백 번이라도 떳떳이 응하겠다"고 했다. 그는 "저를 위한 국회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며 검찰이 영장을 청구할 경우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도 당당히 임하겠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20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 나와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읽었다. 입장문을 읽기 위해 사전에 준비된 단상에 올라서면서 오른쪽 손을 지지자들을 향해 흔들었다. 단상에는 스탠딩 마이크가 준비돼 있었다. 이 대표는 입장문을 읽는 중간중간에는 강한 어조로 윤석열 정권과 검찰을 비판했다. 일부에서는 '대통령 선거 출정식 같다'는 얘기가 나왔다. 민주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동행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저를 희생제물로 삼아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정치실패를 덮으려는 것 아니겠냐"며 "티끌만한 부정이라도 있었다면 십여년에 걸친 수백번의 압수수색과 권력의 탄압으로 (저는) 이미 가루가 돼 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꺼이 시지프스가 되겠다"고도 했다. 윤석열 정권에 의해 부당한 사법 탄압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서 심사를 받겠다"며 "저를 위한 국회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선언한 '불체포 권리 포기'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은 기억해야 한다. 역사의 심판에는 시효가 없다"며 "정권의 무도한 폭력과 억압은 반드시 심판받고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저는 권력이 아니라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권한을 원했다"며 "위임받은 권한을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만 사용했고 단 한푼의 사익을 취한 바가 없다"고 항변했다.

이 대표는 검찰을 향해선 "정치가 아니라 수사를 해야 한다"며 "회기 중 영장청구로 분열과 갈등을 노리는 정치꼼수는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국회가 열리는 시기에 영장을 청구해 체포동의안을 둘러싼 당내 분열을 일으키려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검찰이 8월 말에서 늦어도 9월 초엔 이 대표를 향한 영장 청구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검찰 출두에 앞서 자신의 무고함을 호소해왔다. 전날 자신의 SNS에 "당당히 맞서겠습니다"라는 내용이 적인 포스터를 올렸다. 민주당 의원들에게 검찰의 부당한 수사를 비판하는 친전을 돌린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대표는 "무도한 윤석열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에 당당히 맞서겠다"며 "소명을 다하는 날까지 결코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