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의 얼굴, 3개의 삶...넷플릭스 '마스크걸'의 매력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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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신작 '마스크걸' 리뷰마스크의 목적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론 자신을 숨기는 것이다. 회사원 김모미 씨는 다르다. 그는 자신을 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 매일 밤마다 마스크를 쓴다. 컴플렉스인 외모를 숨기고, 자신있는 몸매만 드러낸 채 인기 BJ '마스크걸'로 활동한다.
네이버 웹툰 기반으로 만든 '웰메이드' 스릴러
①매 회차마다 화자 바뀌고
②주인공 한 명을 배우 세 명이 연기
③단순 선악구도도 무너뜨려
1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7부작 시리즈 '마스크걸'의 얘기다. 이 작품은 5년 전 네이버에서 인기를 끌었던 동명의 웹툰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정식 공개 전 기자들을 대상으로 선공개된 1~6화를 보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의 넷플릭스 걸작이 탄생했구나."시리즈는 낮에는 평범한 회사원, 밤에는 마스크를 쓴 인기 BJ로 활동하는 김모미가 자신의 정체를 눈치 챈 주오남(안재홍 분)과 갈등을 일으키는 얘기로 시작한다. 작품의 분위기는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확 바뀐다. 살인을 저지른 뒤 도망가려는 자, 그걸 쫓는 자 간의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이 이어진다.
'외모지상주의'란 뻔한 소재 때문에 감상을 망설이고 있다면, 그럴 필요가 없다. 이 드라마는 비슷한 소재를 다룬 작품들과는 다르다. '외모가 인생의 다가 아니다'란 어줍잖은 충고를 던지는 대신, 스릴러라는 장르를 입체적으로 풀어냈다. 원작이나 다른 시리즈물에선 쉽게 볼 수 없는, '마스크걸'만의 3가지 매력을 정리했다.우선 '화자'. '마스크걸'은 회차마다 화자가 바뀐다. 1회는 '김모미', 2화는 '주오남', 3화는 주오남의 엄마인 '김경자'(염혜란 분), 이런 식이다. 등장인물 간에 일어나는 같은 일을 다각도로 보여주기 위한 효과적인 장치다. 특히나 회차가 지나갈수록 새롭게 밝혀지는 이야기는 시청자가 탐정처럼 사건의 진실을 밝혀나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화자뿐만이 아니다. 여기선 주인공을 연기하는 배우도 바뀐다. 성형 전 김모미는 신인배우 이한별이, 성형 후는 가수 출신 배우 나나가, 중년 김모미는 '베테랑' 배우 고현정이 맡았다. 지극히 평범한 외모의 회사원,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미녀, 거센 풍파를 겪은 뒤 광기만 남은 죄수까지…. 김모미가 거쳐 온 3개의 삶을 3명의 얼굴로 나타낸 것이다. 이런 연출은 작품에서 '외모'가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잘 드러낸다.
작품 속 인물도 결코 단편적이지 않다. '마스크걸'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모두 컴플렉스를 갖고 있지만, 마냥 불쌍하게만 그려지지 않는다. 외모지상주의의 피해자였던 김모미 역시 어느 순간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순식간에 피해자로 역전되는 구도가 이어진다. 단순한 선악구도가 없다는 점이 이 작품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