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기조'로 멈췄던 민방위 훈련…6년 만에 재개

오는 23일 오후 2시부터 20분간
대피소 이동·차량 통제
북한 공습을 가정한 민방위 훈련이 오는 23일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실시된다. 주민들은 사이렌이 울리면 가까운 대피소로 이동해야 한다. 훈련이 진행되는 일부 구간에선 차량 운행이 통제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훈련은 2017년 8월 이후 6년 만이다.

행정안전부는 오는 23일 오후 2시부터 20분간 공습 대비 민방위훈련을 전국 동시 실시한다고 17일 밝혔다.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이번 훈련은 북한의 미사일 공습 등과 같은 경우에 신속한 대피를 할 수 있도록 대응하려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민방위 훈련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같은 공습상황에 대비해 가족과 자신을 보호하는 가장 기본적인 훈련이다. 전임 정부의 '평화 기조'에 따라 2017년 중단됐다가 지자체 별로 자율적으로 실시해왔으나,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대부분 지자체는 훈련을 실시하지 않거나 화상으로 대체했다.

훈련은 공습경보 발령, 경계경보 발령, 경보 해제 순으로 진행된다. 오후 2시 정각에 훈련 공습경보가 발령되면 주민들은 즉시 가까운 민방위 대피소(1만7000여 곳)로 대피해야 한다. 주민들은 네이버 카카오 티맵 국민재난안전포털 안전디딤돌앱 등에서 대피소 위치를 조회할 수 있다. 인근에 대피소가 없는 경우 안전한 지하 공간으로 대피해야 한다. 이후 15분간 이동할 수 없다. 지하철 이용시 열차에서 하차해도 역사 밖으로 나올 수 없다.

수정된 경보 체계에 따라 사이렌 대신 음성방송과 재난문자 등을 통해 훈련 종료 상황을 안내할 예정이다. 15분뒤 주민들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대피소에서 나올 수 있다. 2시 20분 경보가 해제되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통제되는 일부 구간에서 운전 중인 차량도 훈련에 협조해야 한다. 공습경보 발령 시 차량 운전자는 도로 오른쪽에 차를 세운 뒤 차안에서 라디오를 청취하며 안내방송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통제 구간은 행안부와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접경 지역(인천·경기·강원)과 서해5도 지역(백령도·연평도)에선 특별 훈련을 실시한다. 주민들은 실제 상황을 가정해 방독면 착용 요령을 배우고 비상식량 체험 등을 해본다. 부상자 이송 훈련도 포함됐다.

한편 지난달 집중호우와 제6호 태풍 '카눈'으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57개 지역은 이번 훈련에서 제외된다. 행안부는 국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에 일정 전과 당일 행동요령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행동요령 내용이 담긴 홍보물을 공공기관, 공항, 기차역, 다중이용시설 등에 사전에 배포한다. 훈련이 진행되는 당일 20분간은 KBS제1TV와 KBS제1라디오 생방송을 통해 비상시 국민행동요령을 전파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달 18일, 22일, 훈련 당일인 23일에 재난문자를 발송해 훈련 일정을 안내하기로 했다.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민방위 훈련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국민이 스스로를 지키고 소중한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훈련”이라고 밝혔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