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고꾸라졌는데…'아이파크몰' 질주에 업계도 놀랐다 [이미경의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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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24% '껑충'HDC그룹 계열사 내 유통 전문 기업인 HDC아이파크몰이 경기 둔화에도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신임 대표이사로 김대수 사장이 취임한 이후 쇼핑몰에 유통업 DNA를 본격 입힌 게 주효했다. 김 사장은 쇼핑몰 내에 경험 콘텐츠를 늘리고 식음료(F&B) 매장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경기둔화에도 매출 늘어나는 아이파크몰
17일 HDC아이파크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액(거래액 기준)은 2300억원으로 전년 동기간(1910억원) 대비 20% 증가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24% 매출 증가율을 보인데 이어 올해도 호실적을 기대하는 이유다. 이같은 성과가 특히 의미 있는 건 경기둔화로 다른 유통업체 실적은 고꾸라지고있어서다. 올해 상반기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 3사의 전년 동기간 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1.3%다. 물가 인상분을 고려하면 사실상 역성장한 수치로 업계는 보고 있다.
○F&B 차별화하고 야외 공간 활용
HDC아이파크몰이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낸 건 메인 사업장인 아이파크몰 용산점에서 HDC그룹의 주력 사업인 건설사 이미지를 걷어내고 유통사 DNA를 심은 게 주효했다. 지난 1년간 HDC아이파크몰을 이끈 김대수 사장(사진)은 롯데백화점에서만 30년 근무한 유통 전문가다. 김 사장 취임 당시 아이파크몰 용산점은 ‘몰’이 아닌 ‘아파트’로 보였다. 김 사장은 아이파크몰의 첫인상에 대해 “아이파크 아파트를 경비원들이 지키고 있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차별화된 구경거리가 없고 직원들도 다소 퉁명스러웠단 의미다.김 대표가 아이파크몰 용산점만의 구경거리를 확대하기 위해 적극 개편한 MD는 F&B다. 쇼핑몰이 용산역사 안에 있다는 점이 큰 이유였다. 기차를 타기 위해 용산역을 들른 사람들이 구매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품이 F&B기 때문이다. 아이파크몰 용산점은 지난 1년간 올드페리도넛, 뮬리노 에스프레소바 등 10여 개 F&B 브랜드를 새로 선보였다. 용산점 F&B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늘었다. 최근 유통업계 트렌드에 맞춰 공간을 활용한 경험 콘텐츠도 강화했다. 김 사장 취임 이후 4층의 야외 공간 ‘더 가든’에서는 매달 색다른 행사가 열린다. 지난 6월 CGV와 협업해 3일간 진행한 야외 영화 상영회에는 비가 온 시간을 제외하곤 140석이 매 타임 전석 매진됐다. 김 사장은 “2018년 용산점 증축과 동시에 생긴 야외공간이 방치되어 있었다”며 “이 공간의 활용도를 높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엔데믹·고척점에 기대감↑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외국인 입국이 재개되며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용산점 인근에는 서울 드래곤 시티 호텔과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하이브 사옥이 위치해 있어 관광지로서 매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김 사장은 “용산점은 공항철도와 연결된데다 신라아이파크 면세점도 있어 외국인 방문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HDC아이파크몰은 지난해 12월 문을 연 고척점을 비롯해 ‘아이파크몰’이라는 브랜드를 라이프스타일 센터 전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단 계획이다. 고척점은 오픈 준비 과정에서부터 몰 반경 3㎞내에 3040세대 비율이 31%에 달한다는 것을 고려해 유아동 교육 ·놀이시설을 강화했다. 김 사장은 “HDC아이파크몰의 쇼핑몰 운영 노하우가 외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아 운영대행 제안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