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핫플' 된 아이파크몰…F&B 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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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아이파크몰의 변신HDC그룹 유통 계열사인 HDC아이파크몰이 올 들어 백화점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에서도 두드러진 실적을 올리고 있다. 쇼핑몰에 경험 콘텐츠를 늘리고 식음료(F&B) 매장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젊은 계층을 모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7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대수 사장(사진)은 HDC아이파크몰을 혁신하는 작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백화점 업황 부진 속 성장 두각
올 상반기 거래액 20% 증가
1020세대 인기 맛집 대거 유치
김대수 사장 "고객 서비스 개선
쇼핑몰 운영대행 사업도 고려"
○F&B 차별화하고 야외 공간 활용
17일 HDC아이파크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거래액 기준)은 2300억원으로 전년 동기(1910억원) 대비 20% 증가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24%의 매출 증가율을 보인 데 이어 올해도 호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이 같은 성과가 의미 있는 건 경기 하강으로 다른 유통업체 실적은 둔화하고 있어서다. 올해 상반기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주요 백화점 3사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1.3%다. 업계는 물가 인상분을 고려하면 사실상 역성장한 수치로 보고 있다.HDC아이파크몰이 탄탄한 성장세를 나타낸 건 메인 사업장인 아이파크몰 용산점에서 HDC그룹의 주력 사업인 건설사 이미지를 걷어내고 유통사 DNA를 심은 게 주효했다. 지난 1년간 HDC아이파크몰을 이끈 김 사장은 롯데백화점에서 30년 근무한 유통 전문가다. 그는 “취임 당시 아이파크몰 용산점은 ‘몰’이 아니라 ‘아파트’로 보였다”며 “아이파크아파트를 경비원들이 지키고 있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차별화된 구경거리가 없고 서비스 수준이 다른 백화점에 미치지 못했다는 뜻이다.
김 사장이 아이파크몰 용산점만의 구경거리를 확대하기 위해 적극 개편한 분야는 F&B다. 쇼핑몰이 용산역사 안에 있다는 점이 시너지를 불렀다. 기차를 타기 위해 용산역에 온 사람들이 지갑을 열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가 F&B다. 아이파크몰 용산점은 지난 1년간 올드페리도넛, 뮬리노에스프레소바 등 10여 개 F&B 브랜드를 새로 선보였다. 용산점 F&B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늘었다.최근 유통업계 트렌드에 맞춰 공간을 활용한 경험 콘텐츠도 강화했다. 김 사장 취임 이후 4층의 야외 공간 더가든에서는 매달 색다른 행사가 열린다. 지난 6월 CGV와 협업해 사흘간 진행한 야외 영화 상영회에는 비가 온 시간을 제외하곤 140석이 매번 매진됐다. 김 사장은 “2018년 용산점 증축과 동시에 생긴 야외공간이 방치돼 있었다”며 “이 공간의 활용도를 높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고척점 성장 기대 상승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외국인 입국이 재개되며 HDC아이파크몰의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용산점 인근에는 서울 드래곤시티호텔과 나인트리프리미어로카우스호텔,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하이브 사옥이 있어 관광지로서 매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HDC아이파크몰은 지난해 12월 문을 연 고척점이 올해 이후 성장의 주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척점은 오픈 준비 과정에서 반경 3㎞ 내에 3040세대 비율이 31%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 유아동 교육·놀이시설을 강화했다. 김 사장은 아이파크몰이라는 브랜드를 ‘라이프스타일 센터’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그는 “쇼핑몰 운영 노하우가 외부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운영 대행 제안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