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LK-99 초전도체 아냐"
입력
수정
지면A12
獨 연구팀 검증결과 소개한국 연구기업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상온·상압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물질 ‘LK-99’(사진)가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저항 강한 절연체
불순물 때문에 발생한 해프닝"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17일 독일 슈투트가르트 막스플랑크 고체연구소의 발표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막스플랑크 고체연구소 연구팀은 최근 LK-99 합성에 성공했다. 투명한 보랏빛 크리스털 결정 형태인 LK-99는 수백만 옴(Ω)의 높은 저항을 가진다. 전기 저항이 ‘0’인 초전도체와 특성이 정반대다.LK-99가 자석 위에 떠오르는 것은 강자성(强磁性)과 관련 있다. 철사에 강한 자석을 문지르면 철사가 일시적으로 자성을 띠는 현상이다. 미국 하버드대 응축물질연구원인 데릭 반 게네프는 압축된 흑연과 철사를 이용해 LK-99가 자석 위에서 보인 현상을 재현해 냈다.
네이처는 또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주장하는 상온·상압 초전도 현상이 제조 과정에서 섞인 황화구리 불순물 때문에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황화구리 저항성에 대한 연구는 1951년 발표됐다. 순수한 LK-99 단결정엔 황화구리가 포함돼 있지 않다.
네이처는 한국 연구진이 지난달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를 통해 사상 최초로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발견했다고 발표했으며 큰 관심 속에 세계에서 검증 작업이 이뤄졌다고 소개했다.이나 비시크 캘리포니아대(UC데이비스) 교수는 “1986년 산화구리 초전도체가 발견됐을 때 많은 연구자가 특성 조사에 뛰어들었지만 거의 40년이 지난 지금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에 비해 LK-99를 규명하려는 노력은 쉽게 이뤄졌고 이런 일은 비교적 드물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