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반도체법 1년…美, 300조 '싹쓸이'

전세계 자금 빨아들이는 '블랙홀' 된 미국

글로벌 기업들, 美 일자리 10만여 개 창출 약속
투자 발표 한국 20건 최다…유럽 19건·日 9건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반도체법)을 통해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300조원이 넘는 투자액을 유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이 양대 제조업 육성법을 시행한 지 1년 만에 세계의 자금과 일자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IRA와 반도체법이 발효된 지난해 8월 이후 각국 제조업체가 2240억달러(약 301조원) 이상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IRA, 반도체법과 관련된 청정에너지와 반도체업계 투자액을 합친 액수다. 이를 통해 기업이 창출하겠다고 약속한 일자리는 10만여 개로 집계됐다.니혼게이자이신문은 두 법안 시행 이전에 나온 프로젝트까지 합치면 총 3000억달러에 육박하는 대미 투자 발표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IRA 관련 투자가 약 800억달러, 반도체법 투자가 약 2100억달러였다. 국가별로는 1년간 한국 기업이 총 20건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해 가장 많았다. 유럽이 19건으로 두 번째였으며 일본(9건), 캐나다(5건)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참고자료를 통해 IRA로 1100억달러 이상의 민간부문 투자를 유도했다고 발표했다. 또 청정에너지 관련 투자로 17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에서 “IRA가 일자리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고 미국에서 상품을 만들게 하기 때문에 이 법은 ‘제조업 르네상스법’으로 불린다”고 말했다. 이어 “수년간 중국이 청정에너지 관련 공급망을 장악했지만 이제는 아니다”며 “우리가 미국에서 만들어 상품을 해외로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김리안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