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청년작가' 기리는 제1회 최인호청년문화상에 소설가 김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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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청년작가' 최인호 10주기<별들의 고향> 등을 쓴 소설가 최인호의 10주기를 맞아 최인호청년문화상이 제정됐다. 1974년 일간지에 '청년문화 선언'을 기고하며 청년의 아이콘이 된 최인호의 정신과 작품세계를 기리기 위해서다.
최인호청년문화상 제정
9월 23일 '바보들의 행진' 특별상영회도
올해 10주기...최인호청년문화상 제정
최인호청년문화상 제정추진위원회(위원장 이장호 감독)는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최인호 선생 서거 10주기를 맞아 최인호청년문화상을 제정하고 제1회 시상식을 오는 9월 22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매해 1명의 수상자를 선정해 시상한다.제1회 수상자는 소설가 김애란이다. 1980년생인 김 작가는 2002년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에 '노크하지 않는 집'이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달려라, 아비> <바깥은 여름> <비행운> 등을 썼다.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과 단편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영화화되기도 했다.7월 중순부터 약 한 달간의 심사를 거쳤다. 심사위원장 유성호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를 비롯해 이광호 문학평론가(문학과지성사 대표), 강유정 영화평론가(강남대 교수), 홍창수 극작가(고려대 교수), 임진모 음악평론가, 김태훈 음악칼럼리스트 등이 심사했다.
한국문학과 한국영상문화에 종사하며 활동하는 문화예술 작가를 심사 대상으로, 심사위원들의 논의 끝에 1명의 수상자를 추렸다. 유 평론가는 "나이에 특별히 제한을 두지는 않았지만, 최 작가가 주창한 청년정신에 부합하는 세대와 감수성 보여준 인물들을 중점적으로 심사했다"고 설명했다.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1000만원이 시상될 예정이다. 유 평론가는 "최인호 선생이 다수의 훌륭한 문학작품을 남겼다는 점을 감안해 제1회 수상자는 소설가여야 한다는 데 심사위원들이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시상식은 9월 22일 오후 4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다. 최 작가가 졸업한 서울고가 과거 자리잡았던 곳을 시상식 장소로 정했다.
시상식 다음날인 9월 23일 토요일에는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최인호 특별전도 연다. 오후 3시부터 5시 30분까지 영화 '바보들의 행진'을 상영한다. 제1회 최인호청년문화상 수상자 김애란 소설가도 참석할 예정이다.
최인호 작가는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난 최인호 작가는 '영원한 청년작가'로 불렸다. '최연소 신춘문예 당선 작가' '최연소 신문연재 소설가' 등의 수식어가 그를 따라다녔다.최 작가는 서울고 2학년 재학 시절인 1963년 단편 '벽구멍으로'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가작 입선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1967년 단편 '견습환자'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조선일보에 연재한 베스트셀러 소설 <별들의 고향>을 비롯해 <타인의 방> <겨울 나그네> <상도> 등을 썼다.작품이 다수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돼 큰 사랑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시나리오 창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영화 '바보들의 행진' '병태와 영자' '고래 사냥' 등을 통해 1970년대 시대적 아픔을 희극적으로 그려냈다.
청년문화의 아이콘이기도 했다. 1974년 한국일보에 '청년문화 선언'이라는 글을 실으며 청년문화를 옹호했다. 당대 통기타와 청바지, 생맥주로 상징되는 새로운 젊은이들의 문화는 '퇴폐문화'라는 비난을 받았다. 최 작가는 청년문화를 "침묵의 다수로부터 위로 올라가는 상향식 문화"로 규정하며 기성세대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새로운 문화라고 봤다. 그는 "그들(청년)을 욕하기 전에 한번 가서 그들과 밤새워 보라"며 기성 세대를 향해 청년문화의 새로운 가치를 외쳤다. 최 작가의 작품을 다수 영화화했고 대학 후배이기도 한 배창호 감독(최인호청년문화상 제정추진위원회 위원)은 "최 작가가 주창한 청년문화는 그분이 지은 '고래사냥'이라는 노래 가사에서 잘 나타나 있다"며 "독재 시대에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 뿐이네' 노래한 건 억압받고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정체성 찾기 과정을 고래라는 상징을 통해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인호라는 이름은 이제는 MZ세대들에게 점차 잊혀져가고 있다"며 "소설뿐 아니라 그분이 남긴 연극, 희곡, 작시 등 여러 문화적 업적이 이번 기회에 대중들에게 알려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