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기록보존소, 5년 만에 과천청사로…한동훈 "할 일 하겠다"

韓 "보존소는 '경고 메시지'…북한 인권침해, 공소시효 없다"
김영호 통일장관 "인권 주장하던 이들이 北 인권 침묵…자기모순"
북한 주민의 인권침해 실태 자료를 수집·보존하는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이하 보존소)가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으로 옮겨진 지 5년 만에 정부과천청사로 돌아왔다. 법무부는 1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보존소 이전 현판식을 열었다.

2018년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으로 이전된 지 약 5년 만이다.

보존소는 2016년 북한인권법 제정과 함께 설치된 기구로, 북한 주민에 대한 인권침해 기록을 영구 보존해 책임자들에 대한 형사소추 등 책임 규명을 준비하는 기관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축사에서 "5년 전 보존소는 마치 안 쓰는 물건 치워버리듯 옮겨진 뒤 맡겨진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었다"며 "이를 여러분과 함께 바로잡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보존소는 북한 주민의 참담한 인권 상황을 외면하고도 '우린 뭐라도 했어' 하며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한 상징물이 아니다"라며 "북한 지역에서 인권침해 범죄행위를 범하거나 범할 사람들에게 국제법과 대한민국 법에 따라 형사처벌 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기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치독일이나 일본제국의 인권침해 가담자들이 나중에 뉘른베르크와 도쿄의 전범 재판에 설 것을 예상했다면 인권침해 정도가 줄었을지도 모른다"며 "반인도범죄에는 공소시효가 없고 북한 인권침해의 증거들은 영구적으로 보존된다. 보존소가 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도 "통일을 위해 해결할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북한 인권의 실상을 널리 알리고 실질적으로 증진하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김 장관은 "인권은 우리나라 민주화 시기의 핵심적 의제 중 하나"라면서 "과거 민주화 활동을 통해 인권을 주장하던 사람들이 북한 인권 문제 제기에는 침묵하고 심지어는 반대하는데 이는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 북한이 우리 인권을 비판하는 '인권동토대'라는 책자를 발간한 것은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한 것"이라면서 "북한 당국은 인권 상황을 감추는 데 급급하기보다는 북한 주민의 인권과 민생을 개선하는 데 힘쓰라"고 촉구했다.

김 장관은 "제3국에 체류 중인 탈북민들의 안전과 인권을 지키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며 "정부는 탈북민 전원 수용의 원칙을 견지하며 이분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이달 초 직제 개편을 통해 보존소 소속을 인권국에서 법무실로 변경, 부장검사인 통일법무과장이 보존소장을 겸직하도록 했다.

/연합뉴스